▶ 물 부족 해결책으로 주목
▶ 부정적 선입견 극복 과제
‘에픽 원워터 브루’. 언뜻 평범한 맥주 상표로 보이지만 실상은 비범한 맥주다. 생활 폐수를 처리 가공해 만든 맥주이기 때문이다. 생활 폐수를 처리해 식수로 전환하는 기술을 보유한 ‘에픽 클린텍’ 스타트업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 카를로스의 ‘데블스 캐년 브루잉’ 맥주 업체가 콜라보해 만든 맥주다.
에픽 원워터 브루의 원료로 사용된 생활 폐수는 샌프란시스코의 초고층 아파트에서 버려진 샤워물과 세탁용수다. 정교한 처리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수제 맥주인 에픽 원워터 브루는 폐수 맥주인 셈이다. 에픽 클린텍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아론 타타코브스키는 “폐수를 재활용해 만든 에픽 원워터 블루가 전인미답의 성공 가능성을 실현해줄 맥주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4일 뉴욕타임스(NYT)는 가정에서 버린 하수물을 재활용해 만든 맥주들이 미국에서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과도한 물 사용과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해결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폐수를 재활용해 맥주를 만들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곳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아이다호 등 주로 서부 지역이다.
그중 애리조나는 폐수 재활용 맥주 개발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이다. 스콧트스데일은 애리조나에서 폐수를 식용수로 처리하는 기술을 가진 업체로 1990년대부터 25여곳의 골프장 폐수를 처리해 식용수로 만들고 있다. 스콧트스데일은 2019년 주정부로부터 폐수 재활용 허가를 받은 뒤 ‘데저트 몬크 브루잉’과 협업해 2개 브랜드의 맥주를 출시했다. 폐수 재활용 맥주로는 미국 내 최초 사례다.
가주 지역에서도 폐수 재활용 맥주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에픽 원워터 브루도 있지만 이보다 앞서 하프문 베이 브루잉이 나사(NASA)와 함께 우주정거장에서 나온 폐수를 재활용해 맥주 한정판을 만들어 2014~2017년 사이에 공개한 바 있다.
폐수 재활용 맥주는 비단 미국에서만 시도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화장실 물을 포함한 생활용수를 재활용해 만든 에일 맥주인 ‘뉴브루’가 출시되어 절찬리에 판매됐다.
폐수 재활용 맥주의 성공 여부는 폐수 처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극복하는 데 달려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스콧트스데일에 따르면 폐수를 식용수로 처리하는 과정에는 오존을 투입해 정밀여과 장치를 거치면서 각종 오염 입자를 제거하고 자외선으로 살균 소독 과정을 거친다. 스콧트스데일은 이런 과정을 거친 폐수 재활용수는 일반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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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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