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이란 전쟁 100일
▶ 이란측 사상자 3만명 넘어
▶ 원유가 전쟁 후 37% 급등
▶ 핵폐기 무산·강경파만 키워
▶ 물밑 협상… 우라늄 등 변수
지난 2월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이 7일로 100일째를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직후 “4~5주면 끝날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지난 5일 인터뷰에서는 “(합의까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처음 내세웠던 이란 정권 교체와 핵무기 파괴 등 핵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미국 중간선거가 성큼 다가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
7일 아랍에미리트(UAE) 기반의 걸프뉴스와 알자지라 등 중동 매체들은 100일째에 접어든 이란 전쟁 상황을 조명했다. 지난 4월8일 휴전이 시작되면서 대규모 인명 피해는 멈췄지만, 사상자는 이미 3만여 명에 이른다. 이란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이란 사망자는 1일 기준으로 최소 3,468명, 부상자는 2만6,500명 이상이다. 이스라엘에서는 26명, 미국에서도 13명이 전사했다.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중동 국가에서도 사상자가 나왔다.
경제적 피해 범위는 걸프국을 넘어선다. 이란이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탓이다. 100여 척에 달했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행량은 하루 평균 3척으로 급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WTI) 원유는 전쟁 직전인 2월 27일 배럴당 67.02달러에서 지난 5일 90.54달러로 약 37% 상승했고 미국의 원유 및 석유류 제품 재고는 2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인 15억7,000만 배럴로 떨어졌다.
큰 비용을 치렀지만 정작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했던 전쟁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걸프뉴스는 “미국의 군사작전은 이란 지도부와 군사 인프라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 상당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란에 대해서는 “걸프 지역을 통해 경제적, 전략적 압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으며 향후 협정의 중심으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개시하면서 내세운 핵심 목표는 두 가지, 이란의 정권 교체와 핵무기 파괴였다. 작전 첫날 30년 이상 이란을 통치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고위 간부 등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하메네이의 아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에 오르면서 오히려 강경파의 입김은 더욱 거세졌다.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추대 직후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백악관에서 이뤄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모즈타바와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 “꼭 만나고 싶다는 것은 아니지만 만난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태세를 바꿨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포기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은 현재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만들고 있지만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은 MOU 체결 후 60일간 협상하기로 했다.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추후 과제로 넘긴 것이다.
전쟁 보상 문제도 협상의 걸림돌이다. 240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 동결 자산을 놓고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자산 동결 해제를 협상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미국은 동결 자산을 이란이 공격한 걸프 동맹국의 복구 비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이 협상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이란은 경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도 다가올 11월 중간선거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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