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코올 소량도 혈압 높여…가능하면 술 줄이고 끊는 게 좋아”
▶ 伊·美 연구팀, 한미일 1만9천여명 연구 데이터 분석 결과

음주 [미국심장협회(AHA) 제공.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미국·일본 성인 1만9천여명이 참여한 알코올 섭취 연구 데이터 분석에서 고혈압이 없어도 적은 양의 술을 꾸준히 마시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정도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탈리아 모데나대 및 레지오 에밀리아대 마르코 빈센티 교수팀은 31일 미국심장협회(AHA) 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서 한미일 성인 1만9천548명이 참여한 관찰 연구 7건의 데이터를 분석, 수축기 혈압 상승과 매일 섭취하는 알코올양 사이에서 분명한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혈압이 없는 성인도 하루 알코올음료 섭취량이 증가함에 따라 혈압이 수년에 걸쳐 매우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고,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적어도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질 만큼 혈압 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1997~2021년 한국, 미국 일본에서 발표된 7개의 대규모 관찰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는 20~70대 초반 1만9천548명(남성 65%)으로 고혈압이나 다른 심혈관 질환, 당뇨병, 간질환, 알코올 중독, 폭음 등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각 연구는 시작할 때 평소 알코올음료 섭취량을 기록했으며 모든 참가자의 건강 데이터를 5년 이상 검토했다. 연구팀은 평소 알코올음료 섭취량을 하루 섭취 알코올 그램(g) 수로 환산하고, 통계 기법으로 여러 연구 결과를 결합해 알코올 섭취량이 혈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2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심장질환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인 수축기 혈압이 1.25mmHg 상승했고 이완기 혈압은 1.14mmHg 높아졌다.
또 하루 평균 48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수축기 혈압이 4.9mmHg, 이완기 혈압이 3.1mmHg까지 높아졌다. 알코올 12g은 맥주(5도) 300㏄, 소주(18도) 한 잔 반 정도에 들어 있는 알코올양에 해당한다.
다만 알코올 섭취와 혈압 상승 간 연관성은 남성에서만 관찰됐다. 또 연구를 시작할 때 고혈압을 앓는 사람은 없었지만 초기 혈압 측정치가 알코올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연구자인 미국 툴레인대 폴 K. 웰턴 교수는 "연구 시작 때 혈압이 높은 사람일수록 알코올 섭취량과 혈압 변화 간 연관성이 더 강했다"며 "이는 고혈압 수준은 아니더라도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술을 끊거나 줄였을 때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빈센티 교수는 "알코올이 혈압 상승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이 연구 결과는 알코올이 혈압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좋고,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코올을 소량 섭취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서 얻을 수 있는 유익한 효과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아직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아예 시작하지 말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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