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1일 LA의 자랑 할리웃보울 야외음악당에서 임윤찬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실황을 보고 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음악홀 전석을 꽉 채운 가운데 내노라 하는 피아니스트조차 엄두를 못내는 어렵고 난해한 이곡을 19세의 어린 피아니스트가 마치 신들린 듯 광기에 가까운 현란한 테크닉으로, 타고난 음악성으로, 하루 10시간이란 초인적인 노력의 결과로 모든 청중들의 가슴과 혼을 흔들어놓은 훌륭한 연주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든다.
라흐마니노프 자신 외엔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지독히 난해한 이 곡을 30년 후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치 만이 연주할 수 있었다면 이 곡이 얼마나 난해한 곡인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이곡을 나이 어린 한국인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압도적인 점수로 1등을 했고 어제 이곳에서 그의 연주를 보고 들을 수가 있었다.
그가 한국인이라 더욱더 자랑스러웠다! 양쪽에 설치한 커다란 스크린에 비친 그의 얼굴의 땀방울! 특히 3악장 끝부분의 현란한 손놀림과 얼굴 전체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연주하는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끝없는 박수를 보낼 때 내 눈에도 감동의 눈물이 고였다! 야외 음악회 때 이런 흥분의 함성과 박수 소리는 처음 경험인 듯 했다.
덕분에 쇼팽의 ‘에튀드 10번’(성악곡으론 ‘이별의 노래’)을 앙코르 곡으로 들을 수 있었다! 라흐마니노프 곡과 대비되는 극한 서정적인 곡으로 가슴을 적시고 돌아왔다.
이곳의 외로움과 고국에의 그리움을 선선한 날씨와 임윤찬의 연주로 조금은 풀게 됐음을 감사드린다.
<
강미자 서울대 성악과 졸업>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