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화 판매도 폭증… “전망 밝지 않고 채권이 낫다” 지적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금리 인상, 은행 부도 등 1년 넘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의 가격은 올해 약 8% 올라 현재 트로이온스당 1천970달러(약 258만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에 찍었던 종전 최고치 트로이온스당 2천69.40달러(약 270만원)에 근접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트로이온스는 금, 은 등 귀금속의 중량 단위를 말하며 1트로이온스는 약 31.1g이다.
금 선호 분위기는 지난 5월 공개된 갤럽 보고서에서도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금이 최고의 장기 투자 대상이라고 여기는 미국인의 비율은 26%로 2022년 15%에서 껑충 뛰었다.
반면 주식 선호도는 지난해 24%에서 18%로 줄었다.
2021년 초 주식 투자로 수천 달러를 손해 본 후 금화에 투자하고 있는 조 수재너(44)는 귀금속 덕분에 나는 밤에 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금화 판매도 급증했다.
미국 조폐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 3월 이후 556만 트로이온스의 금화를 판매했다.
그 이전 4년 동안 판매된 금화의 양 326만 트로이온스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다.
금융기관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의 수석 금 투자 전략가 조지 밀링-스탠리는 "기관과 개인 등 모든 종류의 투자자들이 점진적으로 금을 보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투자자들이 금을 선호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나 시장 혼란기 때 금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보호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많은 투자자는 올해 증시 랠리가 소수 기술주에 집중돼 있어 한두 개의 회사라도 실수할 경우 지수가 후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화 가치도 2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당히 떨어진 상태라 외국 투자자의 경우 과거보다 싸게 달러화로 표시된 금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SPDR가 지난 6월 공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투자자의 약 20%가 금에 투자하고 있으며 금 투자 관련 비중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14%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설문조사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앞으로 6∼13개월 동안 금 비중을 늘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반 투자자와 달리 기관 등의 전문가들은 금 투자 전망을 그다지 밝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금을 보유한다고 해서 배당을 받을 수도 없고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이나 채권 이자를 얻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금이 채권과 경쟁하기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HSBC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금의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1천850∼1천970달러(약 242만∼258만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연말 금 가격 예측치도 1천923달러(약 251만원) 수준에 그쳤다.
크레스트우드 자문사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존 잉그럼은 금은 큰 수익을 안겨주지 않기에 투자할만한 가치가 없다며 "채권을 사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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