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한·대만 등 수출 급감, 부동산 위축·내수 흔들
▶ PPI 이어 CPI도 마이너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데다 내수 부진까지 더해 수입 감소 폭은 더 가파른 형국이다. 2분기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든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지금 추세로는 3분기 경기 반등은 물론 올해 목표인 ‘5% 내외 성장’ 목표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 중국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8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7월 수출입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도 크게 밑돌았다. 경기 반등을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하락 정도가 코로나19 발생 초기 수준에 맞먹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하며 월간 수출 증가율로는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5월(-7.5%)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6월 12.4%로 급감했고 7월에도 3개월째 낙폭을 키웠다.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7월 수출 전망치(-12.5%)에도 못 미친다.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고 중국 제조업 경기 부진까지 덮친 결과라는 해석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프랑스·이탈리아·대만 등으로의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 대한 수출이 줄었다. 반면 러시아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4% 증가해 중러 간 밀착이 심화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올해 탄탄한 소비를 통해 경제 회복이 기대됐지만 경기에 대한 자신감, 국내 수요 부족으로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와 직접적 연관이 있는 수입 감소 폭은 더 컸다.
7월 수입 증가율은 전달(-6.8%)은 물론 전망치(-5.0%)에도 한참 못 미친 -12.4%로 집계됐다. 중국의 월간 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10월(-0.7%) 이후 줄곧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지역으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했고 한국과 대만으로부터도 각각 24.7%, 22.8% 줄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중국에서 반도체·전자부품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7월 무역수지는 806억 달러(약 106조 원)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규모가 20% 가까이 줄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디플레이션의 그림자도 점점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소비 위축, 미국·유럽 등으로의 수출량 감소에 따른 수출품 가격 하락은 과거 일본식 ‘장기 불황’의 흐름과 비슷하다.
이날 블름버그는 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의 전망치 컨센서스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0.4%, -4.0%라고 밝혔다. PPI는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마이너스였지만 CPI는 2021년 1~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임대료가 내려가고 가구·가전 등의 가격도 하락하고 있지만 판매는 부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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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광수 특파원·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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