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 사이 웨스트레익 지역에 있는 ‘메이페어 호텔(1256 West 7th Street, LA)’이 노숙자 임시 주거 시설로 바뀐다.

LA 시정부가 이 호텔을 매입해 노숙자 임시 주거시설로 개조하는 방안을 캐런 배스 LA 시장이 추진해온 가운데 지난 18일 시의회가 이를 승인했다. 이날 시의회는 전체회의에서 시 행정부가 메이페어 현 소유자와 거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시장실은 시의회의 결정에 따라 이달 31일까지 메이페어 호텔 매입에 대한 에스크로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7가와 위트머 스트릿 교차점에 위치한 이 호텔은 1926년 15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총 294개의 객실이 있다. 호텔 매입가 6,020만 달러, 개조비 1,930만 달러를 포함해 이번 매입 관련 비용은 총 8,32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호텔은 현재 ‘메이페어 로프트’ 소유이며 ‘ICO 그룹’이 관리와 판매 대행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정부는 주요 호텔과 모텔에서 객실을 대량 임대해 노숙자 임시 거처로 사용하는 ‘룸키’(Roomkey) 프로젝트를 시행해왔는데 이 호텔도 그 대상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장기적 비용 면에서 매입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최근 LA시 제너럴서비스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메이페어 호텔 싱글룸 운영비는 하룻밤에 47달러로 추산됐고, 호텔 매입 및 개조 비용까지 포함해 계산하면 83달러 정도가 드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앞선 임대 방식의 평균 비용인 114달러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제나 혼스톡 주택담당 LA 부시장은 시의회 전체 표결 전에 열린 시의회 산하 예산위원회 심의에서 현재 LA는 노숙자의 34%에게만 주거 시설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인데, 90% 이상에게 제공하는 뉴욕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다며 주거 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호텔 매입건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LA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인근 주민들과 업주들은 메이페어 호텔이 ‘프로젝트 룸키’에 참여하는 동안 갱단 활동, 마약 거래, 음주, 절도, 쓰레기, 오물 등이 늘어났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또한 LA타임스에 따르면 ‘프로젝트 룸키’를 통해 투숙한 노숙자들이 호텔 내 기물과 시설을 파손한 이유 등으로 시정부가 호텔 측에 1,15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배스 시장실은 호텔 매입건은 배스 시장이 취임 후 시작한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 프로그램의 일환이며, 코로나19 비상사태 동안 노숙자들에게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것에만 초첨을 맞췄던 ‘프로젝트 룸키’와는 상당히 다르게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실은 변모한 메이페어 호텔에서는 정신 건강 및 약물 치료 서비스, 친목 활동 프로그램, 주 7일 24시간 보안 및 사례 관리 등 포괄적인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 및 선정된 서비스 제공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운영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시의원들은 시 행정부에게 호텔 주변 환경 관리를 위한 추가 조치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