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 네트워크’ 책임자 슈트로벨 참여기업 300개→3683개로 급증
▶ 난민 직원 종교 이해·공존 노력도
노동력 부족으로 난민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는 독일 정부는 이들에게 체계적인 직업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문화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역시 이민자를 받아들이려면 이들이 마주할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문제까지 먼저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상공회의소(DIHK)는 2016년부터 독일 연방경제부와 함께 ‘난민 통합 네트워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난민을 고용했거나 고용하려는 기업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들 간 경험 공유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출범 당시 300개에 불과했던 참여 기업은 이달 말 기준 3683개로 급증했다. 그만큼 난민 고용과 관련 정보 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사업의 책임자 사라 슈트로벨(사진) 씨는 “난민을 고용하는 데 사회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일손이 부족한 독일은 이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민자는 집을 구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부터 운전면허를 따고 헬스장을 찾기까지 일상 속 모든 문제에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를 기업이 모두 부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는 난민 구직자·취업자와 기업이 모두 필요로 하는 법률과 직업교육 관련 정보를 집중 제공한다. 특히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 난민과 그들을 채용하려는 기업이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지원 내용은 중요 관심사다. 네트워크의 적극적인 홍보에 따라 2017년 9월부터 약 1년 만에 이러한 교육 지원을 받은 난민만 1만 7300명에 달했다.
네트워크는 난민들이 많이 취업하는 5개 업종별(복지·물류·요식업 등) 단체와 협의해 독일어·영어·아랍어 등 5개 국어로 ‘단어장’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난민들이 산업 현장에 정착하려면 독일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업종에서는 의사소통 능력이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도 한다. 가령 물류 분야 단어장에는 ‘안전화’ ‘안전 조끼’ ‘방열복’ 등의 어휘가 포함돼 있다.
독일에서는 난민 직원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한 노력도 두드러진다. 네트워크가 배포하는 종교 관련 책자는 ‘다양한 종교 인력과 일할 때 회사가 고려해야 할 사항들’ ‘라마단(금식 의무 등을 지켜야 하는 이슬람의 절기) 기간에 교대 근무를 운영하는 방법’ ‘회사 업무와 기도 시간을 절충하는 법’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준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고용법 전문가인 닐루파 후벨스 박사는 ‘라마단 금식’과 관련해 “고용주는 무슬림 직원이 (금식하는) 낮 시간 대신 야간에 근무를 서도록 하거나 힘든 육체노동을 피하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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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베를린=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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