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래구 재판서 ‘이정근 녹음파일’ 재생…의원 실명도 거론
▶ 姜 “권력 빼앗기면 돈은 아무것도 아냐” 등 발언도

(서울=연합뉴스)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가 8일 오후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검찰의 영장 청구를 한차례 기각했다. 2023.5.8
한국 검찰이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 '돈봉투'가 살포된 과정을 송영길 전 대표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는 정황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5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공판에서 사건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녹취록'을 재생했다.
녹음파일에서 강씨는 2021년 4월10일 이씨와 통화하며 "내가 성만이 형이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고 영길이 형한테 말했어.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것 갖고 인사했다'라고 하니 '잘했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는 강씨가 이성만 당시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2021년 3월 지역 본부장들에게 제공하고 이를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또 강씨가 이씨에게 "알았어, 송(영길)한테는 살짝 얘기해줘야지"라고 말한 내용도 공개했다.
이날 재생된 녹음파일에는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이씨로부터 받은 3천만원을 현역 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이씨에게 직접 알리는 내용도 담겼다.
윤 의원은 4월28일 오전 다른 의원들과 만난 직후 이씨에게 "아침 회의에는 김남국, 윤재갑 등 4명 정도가 못 나왔어"라면서 "김남국, 윤재갑 이 둘은 또 호남이잖아"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에 "오빠, 거긴 해야 해, 호남은 해야 해"라고 재촉했다.
윤 의원은 또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며 "다 정리해버렸는데 모자라"라고 알렸다. 이에 이씨가 "어제 그만큼 똑같이?"라고 묻자 "응"이라고 답한다.
검찰은 이후 윤 의원이 같은 날 저녁 송 전 대표 캠프 사무실에서 추가로 3천만원을 받아 이튿날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본다.
검찰은 추가로 3천만원을 받았다고 지목한 날 윤 의원이 송 전 대표를 면담한 정황도 공개했다.
이씨가 강씨와의 통화에서 "윤(관석)은 와서 한참 있다가 송(영길)하고 만나서 30분 이야기하고 갔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주도한 송영길 캠프 핵심 인사들의 모임인 '기획회의' 구성원으로 의심되는 명단도 일부 공개했다.
강씨가 이씨와 통화에서 "윤관석, 임종성, 이성만, 허종식, 이용빈 정도만 딱 넣어서"라며 "가장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견 공유합니다"라고 말한 부분이다.
검찰은 4월26일 열린 기획회의에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돈봉투 살포 계획이 확정됐다고 본다.
이 밖에도 검찰은 강씨가 이씨에게 "권력을 빼앗기면 돈은 아무것도 아니다", "돈을 마다하는 사람은 없다" 등의 말을 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금 조달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권력 지향적인 모습이 금권선거를 뒷받침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공판을 열고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관한 강씨 측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려고 윤 의원, 이 의원 등과 공모해 당내 총 9천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 됐다.
윤 의원과 박씨 역시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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