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이자비용 총액 전년대비 10배로 증가
▶ 고금리 예금 유동성탓 향후 순익 하락 요인

한인 은행들이 예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출한 이자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수입 대비 급격한 이자 비용은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조환동 기자]
남가주 한인 은행들의 상반기 이자 지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상 위기 대응 차원에서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고이자 예금 상품을 출시한 여파로 하반기 순이익에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공시된 남가주 6개 한인은행(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 오픈뱅크, CBB, US 메트로은행) 영업실적 ‘콜 리포트’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자 지출로 상반기에만 총 3억7,638만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이자 지출액인 3,590만달러 대비 무려 948% 증가한 것이다. 은행업은 기본적으로 돈을 빌려준 댓가로 받는 대출 수익과 고객들이 맡긴 돈에 대한 예금 이자 차이로 이윤을 내는 사업이다. 이자 지출이 크게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서는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인 은행들의 이자 지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에만 해도 남가주 6개 한인 은행 들의 이자 지출 총액은 1억6,550만달러에 그쳤다. 상반기 총액이 3억7,638만달러임을 고려하면 한 개 분기 만에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중소형 은행업계에 뱅크런 사태가 번지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 이자율을 올린 것이 이자 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별로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오픈뱅크(행장 민 김)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상반기 총액이 2,355만달러로 전년 동기(172만달러) 대비 1,266%가 증가했다. PCB(행장 헨리 김) 역시 1,265%, 한미은행(바니 이)은 1,086%의 네 자릿수 증가율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인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케빈 김)는 상반기 이자 지출 총액이 2억3,239만달러로 압도적으로 가장 많다. 다만 전년 동기(2,308만달러) 대비 증가율은 907%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외에 US 메트로(948%), CBB(606%)가 증가율이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도표 참조>
늘어나는 이자 지출은 향후 한인 은행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자 지출은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기 때문에 더 증가하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이자 지출이 늘어남과 동시에 대출 고객들에게 받는 이자 수입 역시 함께 올라갔기 때문에 수지타산이 맞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둔화하면 신규 대출이 줄면서 수익성이 급감할 수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이 심각했을 때는 이자 지출이 늘어나는 것을 각오해서라도 예금을 늘려야 하는 국면이었다”며 “이제 유동성 위기가 다소 가신 만큼 무리하게 예금 금리를 올리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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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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