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세력 침입했단 소식에 대피 결심…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

하마스가 쏜 로켓 포탄이 떨어져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이스라엘 아슈켈론 거주 교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켓만 쏘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무장세력이 침투해 심각하다고 판단해서 대피했어요. 예루살렘으로 오는 도중에도 로켓이 떨어져 나무 밑으로 피하기도 했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거주하다가 지난 7일(현지시간) 하마스의 기습 공세가 시작된 후 예루살렘으로 대피한 교민 이 모(46) 씨는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씨는 "7일 오전 6시부터 포탄이 날아오고 경보가 울렸다. 8시 3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거의 2∼3분 단위로 로켓 경보가 울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거주하는 아슈켈론은 팔레스타인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기존에도 가자 지구발 로켓 공격 때면 경보가 빈번하게 울렸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방폭 설계가 된 집안의 방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분리 장벽을 뚫고 들어왔다는 소식에 대피를 결심했다.
이씨는 "뉴스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고 대사관으로부터 대피 권유도 받았다"며 "로켓이 계속 날아오고 있어 판단이 쉽지 않았지만, 무장대원들이 장벽을 부수고 넘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상황이 심각하다 싶어서 대피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씨가 살고 있는 동네의 지인과 가족 중에는 벙커에 숨어있던 덕에 집에 침입한 하마스 무장대원과 맞닥뜨리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의 가족이 예루살렘으로 피신하는 중에도 계속 사이렌이 울리고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포탄이 인근에 떨어지기도 해 잠시 차를 멈추고 큰 나무 밑에 엎드리기도 했다.
또 아슈켈론에서 예루살렘으로 오는 길목의 신호등과 사거리마다 장갑차가 서 있고 군인들이 검문했다고 한다.
이씨는 "아슈켈론에서 예루살렘까지 오는 동안 거의 모든 사거리와 신호등에서 검문이 있었다"며 "하지만 도로에 차가 거의 없어 평소보다 훨씬 빨리 예루살렘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현재 예루살렘의 지인 집에 머무는 그는 상황이 진전되면 아슈켈론으로 돌아가기를 원하지만, 상황이 언제 진정될지 몰라 애를 태우고 있다.
이씨는 "상황이 좋아지면 돌아가고 싶지만, 이스라엘인들이 가자지구로 많이 잡혀갔다고 하니 금세 상황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2015년부터 예루살렘에 거주해온 신철호(49) 목사는 "벌써 9년 가까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을 경험했지만, 단기간에 많은 로켓이 발사돼 방공망이 뚫리고 무장대원들이 넘어오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에 거주하는 분들은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면 계속 머물러 있겠지만, 여행객들은 최대한 일찍 서둘러 떠나는 것 같다. 인근에 머무는 한 관광객은 2개월 체류 계획으로 왔다가 며칠 만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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