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적 교전 중단’ 미국 제안에 이스라엘 ‘거부’…이견 재확인
▶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서도 교전 중지 목소리 커져
▶ 블링컨, 아랍 5개국 외무 회동… “이스라엘 방문만큼 쉽지 않을 전망”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터=사진제공]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3일(현지시간) 인도적 목적의 교전 일시 중단을 촉구하는 미국의 압박에 거부 입장을 표명하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와 인도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구호품 반입 등을 위한 교전 일시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이날 이스라엘을 재차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견만 확인한 채 사실상 빈손으로 이스라엘을 떠났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세 번째로 이스라엘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난 자리에서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과 인질 석방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 등을 위해 인도적 목적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 만난 뒤 성명을 통해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temporary ceasefire)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연료 반입 역시 안 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에 '퇴짜'를 놓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인도적 교전 일시 중단에 대한 이스라엘의 거부는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간 쟁점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보복 공습을 이어가는 동시에 최근 지상전을 개시하면서 가자지구에서는 민간인 인명 피해가 커지고 있고 주민들은 물과 식량, 의약품, 연료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3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9천2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면서 구호품 반입을 위한 휴전 또는 군사작전의 일시 중지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던 미국 정부도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는 쪽으로 점차 바뀌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인도적 교전 일시 중지의 필요성을 거듭 밝히고 있다.
WSJ은 특히 미국이 연료 등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동안 교전을 중지하는 것은 도덕적 의무라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결국 돌파구가 마련되겠지만, 그것이 언제인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정치분석가 새뮤얼 라마니는 이스라엘 정치권 내에서 단기 휴전에 대한 합의에 이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방 정부들은 그들이 네타냐후를 상당히 강하게 압박할 수는 있지만 네타냐후는 인도적 교전 일시 중지에 대한 내부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1천4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가자지구로 납치, 억류한 인질도 24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을 향한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도 이어져 25만명이 피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라엘을 떠나 이날 요르단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4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등 아랍 5개국 외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있는 이들 국가와의 회동도 이스라엘 방문만큼이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BBC 방송은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은 이들 아랍 국가가 블링컨 장관에게 즉각적인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할 것이라고 요르단 외교부를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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