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 “강선이나 영변 중 한 곳”
▶ 지난 3월 별관 건설 움직임 포착
▶ IAEA서도 ‘영변 외 건설’ 분석
▶ “외부 공격 고려 궁금증 유발 전략”
북한이 13일 전격적으로 공개한 고농축 우라늄(HEU) 농축 시설은 평양 인근에 차려진 ‘강선 핵시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비밀 핵시설 중 한 곳으로 강선을 지목해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우라늄 농축 시설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국내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현행 생산을 위해 능력 확장을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을 돌아봤다’는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강선 단지를 지목했다. 지난 3월 미국 민간 인공위성 업체인 플래닛랩스가 강선 핵시설을 촬영한 사진에서 주 건물 뒤쪽에 별관이 새롭게 건설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확장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강선 단지 확장을 꾸준히 언급한 바 있다. 2010년 미국 핵 물리학자인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시찰로 외부에 존재가 알려진 영변 이외에 새로운 핵 시설을 건설 중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6월엔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월 말 강선 단지의 별관 공사가 시작돼 시설 가용 면적이 확장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도된 사진 속에 등장한 원심분리기와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를 연결한 설비)도 강선이 지목되는 이유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시설로는 평양 인근 강선이나 영변의 외곽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강선이나 영변) 두 곳 중 한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시설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방문한 시설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점도 ‘영변 이외의 비밀 핵시설’을 암시하는 대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은 “영변 외 시설은 없다”고 강조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은 ‘영변 핵폐기’와 더불어 강선 등 또 다른 시설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다 협상이 결렬됐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향후 외부 공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서, 외부의 관심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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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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