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걸린 시한부 인생 아내가 살아서 한번 보고픈 마음에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찾아 남편과 같이 갔다 오는 길에 “여보 집에 가는 길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펴있는데 들렸다가 갈까?”
아내 말에 “코스모스? 그래요 꽃도 보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걸 해보고 싶었나 보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수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걸었다.
“여보! 나 당신 한데 할 말이 있어” “뭔데?” “우리 적금 올해 말에 타는거 말고 또 있어 3년째 부은 거야, 통장은 싱크대 두 번째 서랍 안에 있어, 그리고 내 생명보험도 들었거든 제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리고 부탁하나만 할께, 올해 적금타면 우리 친정엄마 틀니 좀 해주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오빠는 능력이 안 되잖아 부탁해”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아갈까!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 손을 잡는다. “여보 30년전에 당신이 프로포즈하면서 했던말 생각나?” “내가 뭐라고 했는데!” “사랑한다어쩌구 그랬던 당신이 그 후로는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그거 알지? 어떤 때는 그런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를 바라보다가 나도 깜빡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커튼이 찢어진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쏟아저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 장모님 뵈러갈까? 장모님 틀이를 년말까지 미룰게 아니라 오늘 가서 해드리지. 여보! 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텐데 안 일어나면 안간다” “여보! 여보! 좋아”하며 일어나야 할 아내가 꿈적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는 아내는 웃지도 기뻐하지도 않는 것이다. 난 아내 위에 무너지며 속삭였다.
“당신을 사랑해” 그리고 듣지고 못하는 아내를 끌어않고 또 한번 “당신을 사랑해” 했다.
이 감동어린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도 왠지 눈시울이 적시오니 어이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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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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