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북 12월호’ 발표
▶ ‘내수회복 조짐’ 이어 ‘경기회복세’ 도 빠져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2월 최근 경제동향’ 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
정부가 경제동향 진단에서 '경기회복세' 평가를 빼고, 경제심리 위축에 의한 '하방위험 우려'로 급선회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해제'와 이에 따른 탄핵 정국으로 접어든 이후 처음 내놓은 경기진단이다. 경제 외적 충격인 정치적 사건이 어느 정도 하방위험으로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전례를 살펴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는 '내수회복 조짐'을 강조해왔으나 지난달 해당 표현을 배제했고, 이번엔 지난해 11월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경기회복' 판단마저 사라졌다.
진단의 바탕이 된 지표들은 불법계엄 사태 이전 집계됐음에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10월 한국 경제의 활력도를 보여주는 생산·소비·투자 산업활동 3대 지표는 전월 대비 일제히 하락하며 5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했다. 전(全)산업 생산은 광공업은 보합, 서비스업은 소폭 늘었지만 건설업에서 크게 줄면서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내수 지표도 여전히 부진하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0.4% 하락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8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다. 설비투자(-5.8%)는 한 달 만에 감소 전환했고, 건설기성(-4%)은 6개월째 내리막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실적 기업심리지수(CBSI)도 0.6%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상고하저(上高下低)' 양상이 뚜렷해지고 저성장 국면 돌입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불법계엄발 탄핵 정국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 커지자 기재부 진단이 급격히 비관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공식 지표들이 아직 현재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에 충분히 수집된 상황이 아니라 정확한 평가는 시차를 두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 과거 유사 사례를 참고, 객관적으로 최근 상황에 맞는 단어가 무엇인지 고심 끝에 내린 결과"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린북에 '계엄' '탄핵'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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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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