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이우 방문한 켈로그 특사와 회담…공동 기자회견은 취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키스 켈로그 미국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로이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종전 문제를 논의한 뒤 건설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켈로그 특사와 회동한 뒤 소셜미디어 엑스에 "켈로그 특사와 좋은 논의를 했다"며 "현재의 전황과 우리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포로 송환 문제 등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썼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결과를 빨리 도출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켈로그 특사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가 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보장돼야 하고 러시아가 다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메시지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다시 유화적인 제스처를 내보인 것으로 읽힌다.
러시아 편향 논란을 부른 미국의 종전 논의 진행에 반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장외설전까지 주고받았지만, 갈등을 낮추고 다시금 협력 국면을 유도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는 해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켈로그 특사에 건넨 '건설적 제안'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의 조건으로 제안한 광물 협정을 놓고 양국 간 입장차를 줄여보려는 시도가 제안 내용에 담겨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이날 회담에선 미국의 공감을 얻은 뚜렷한 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뒤따른다.
회담 후 양측의 공동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은 점은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는 회담을 마친 뒤 별도의 공동 발표나 기자회견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켈로그 특사를 맞아 인사를 나누는 장면까지만 사진 취재가 허용됐다. 최근 냉랭해진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를 반영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양자 회담은 지난 18일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위한 장관급 회담을 연 지 이틀 만에 마련됐다. 이 협상에는 우크라이나의 참여가 배제됐고,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진행됐다.
이로 인해 지난 3년간 단일대오로 러시아에 맞섰던 서방 진영의 균열이 커지는 양상이 빚어졌다.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긴급 회동을 열어 '유럽 패싱'에 반발했고,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참여를 배제한 어떤 논의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한 미국, 우크라이나 정상 간 장외설전마저 불이 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지지도가 4%라고 공격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고 맞받았다.
또 "3년간 이어진 러시아의 고립을 끝내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준 것"이라고 비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유럽연합(EU)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며 옹호했고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도널드 트럼프의 말이 200% 옳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며 설전에 가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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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더 달라고 해서 주겠다는 이야기 들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