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를 포함한 포함 전국에서 사기 범죄가 증가일로다. 작년 피해액은 125억 달러 이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사칭 사기, 투자 사기, 거래 사기 등 다양한 사기가 한인들을 대상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타인을 속이고 이득을 취하는’ 행위, 사기는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범죄다. 고대 문명에서도 사기가 존재했다. 기원전 문서에서도 사기 관련 기록이 남아 있으며, 당시에도 부정 거래나 계약 위반 등이 문제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 법률에는 이러한 사기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도 있었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해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심지어 더 많아진 이유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시대는 변하고 범죄자들 역시 이에 맞춰 변하기 때문이다. 기술적, 전략적으로 더욱 견고해진 사기범들은 축적된 노하우와 신기술로 새로운 피해자를 물색하고 있다.

피싱, 스미싱, 랜섬웨어 등 디지털 사기 기법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환경에서는 사기범이 추적을 피하기도 더 쉬워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거래 증가도 사기 증가에 기여했다.

경제적 불안정성도 한몫한다는 분석도 많다. 경기 침체, 실업률 상승, 인플레이션, 빠른 기술 발전에 따른 노동 시장의 혼란 등의 요인으로 빠른 돈벌이를 찾으려는 이들이 늘며 사기 수법에 더 쉽게 속게 된다는 것이다. 높은 생활비 부담으로 인해 ‘고수익 보장’ 같은 사기성 투자 제안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사회심리적으로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며, 꼼꼼히 검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나 사기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피해가 커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고립감과 외로움 증가 속에서 인간관계를 악용하는 ‘로맨스 스캠’ 같은 사기도 증가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보이스 피싱, 가짜 영상(딥페이크) 등도 등장하면서 사기 기술은 더 견고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많은 사기범이 해외에서 활동하며 법적 대응이 느리거나 어려운 점을 악용하고 있다. 또 일부 사기 유형은 법적으로 회색 지대에 있어 처벌이 미약하거나 대응이 늦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10일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24년 보고된 사기 피해액이 125억달러 이상으로 전년도 대비 2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피해를 초래한 사기 유형은 투자 사기로, 2024년 피해자가 잃은 금액은 총 57억달러에 달했다. 손실액이 두번째로 많았던 유형은 사칭 사기로, 29억5,000만 달러의 피해가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너무 좋은 제안이 오면 의심부터 하기, 특히 급하게 돈을 보내라고 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할 경우 거부, 공식 채널 확인,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온 링크는 함부로 클릭하지 않기, 온라인에서 만난 이에게 절대 돈을 보내지 않기, 투자나 대출을 권하는 제안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기 등을 조언하고 있다.

사기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지만,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주변 인들에게도 사기 수법을 알리고 함께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인 사회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 있다.

<한형석 사회부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