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스푼 거리급식 현장서 들리는 절박한 소리들

지난 17일 애난데일 메시야장로교회 앞에서 굿스푼 봉사자들이 식재료와 생필품을 나눠주고 있다.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어요. 봄이 되면 일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단속 경찰이 무서워 나가지도 못하고… 어린 아이와 가족들이 며칠째 굶고 있어요.”
굿스푼선교회 거리급식 현장에서 들리는 라티노 노동자들의 하소연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단속이 진행되면서 워싱턴 지역에서도 수백명이 체포되자 일자리를 찾기 위해 거리를 서성이던 라티노 노동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줄었다.
굿스푼선교회 대표 김재억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50일간 라티노 커뮤니티가 겪은 충격과 두려움은 혼란 그 자체였다”며 “체포, 구금, 추방의 공포에 요지부동, 숨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대부분 일용직 노동자인 이들이 며칠씩 숨어 지낼 수만은 없다”며 “절박한 상황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일자리를 찾기 위해 나오면서 한동안 한산했던 굿스푼 거리급식 현장에도 다시 사람들이 몰리고, 특히 유모차를 끌고 아이를 업고 나온 젊은 여성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메시야장로교회 앞 거리급식 현장에도 80여명이 모여 긴급 식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렸다. 주로 여성들이 많았으며 혹시라도 단속 경찰이 나타날까봐 두려워하며 조급해 하는 모습이었다. 가진 게 없어도 즐겁게 웃고 떠들며 화기애애했던 남미 특유의 여유로움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주변을 살피며 멀리서 경찰차가 보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택가로 숨기에 바빴다.
과테말라 출신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고향에서 나만 믿고 기다리는 가족들이 수두룩하다”며 “브로커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빚까지 얻어 미국에 왔는데 이렇게 아무 것도 못하고 추방당할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굿스푼선교회는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컵라면과 커피, 코코넛 쥬스, 감자, 양파, 샐러리, 설탕, 알로에 젤리, 닭고기 등 식재료와 생필품을 준비해 나누어 주었으며 이러한 나눔의 실천에 동참할 한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당부했다. 옷, 이불, 수건, 기저귀, 라면, 밀가루, 설탕, 소금, 캔 푸드 등 물품 기부도 받으며 후원자에게는 세금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굿스푼선교회는 버지니아 애난데일, 알렉산드리아, 컬모어, 셜링턴 그리고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 홈리스들을 위한 거리미션을 매일 실시하고 있다.
문의 (703)622-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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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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