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금지한 가운데 미국에서 사업하는 독일계 통신업체가 DEI를 폐기하겠다고 미국 정부에 약속했다.
6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와 슈피겔에 따르면 도이체텔레콤 자회사 T모바일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한을 보내 DEI 정책을 포기하고 관련 자문위원회를 해산했다고 밝혔다.
T모바일이 DEI를 포기한 배경에는 현지 업체 인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독일 매체들은 짚었다. FCC는 T모바일의 서한을 받은 다음날 미국 통신업체 루모스 인수를 승인했다. FCC는 지난 1월 미국 통신업체들에 "기업의 DEI 관행이 향후 인수 합병 승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T모바일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휴대전화 통신 서비스 사업도 추진 중이다. FCC는 지난달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과 휴대전화 통신망 연결을 확대하도록 승인했다.
T모바일은 독일 최대 통신업체 도이체텔레콤의 해외사업 자회사다. 미국에서는 2000년 당시 업계 2위 보이스트림을 인수했다. 현재 AT&T, 버라이즌과 함께 미국 3대 통신업체로 꼽힌다. 도이체텔레콤 대변인은 "유럽과 미국의 모든 법적 규정을 충실히 지키면서 회사의 가치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과 함께 조 바이든 정부의 DEI 정책을 종료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근에는 각국 주재 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외국 업체에도 이 행정명령이 적용된다며 DEI를 폐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은 미국의 DEI 폐기 요구가 부당한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재무부는 지난달 29일 "프랑스 기업의 포용 정책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정당화될 수 없는 관세 위협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상공회의소(DIHK)는 "다양한 출신과 성적 지향, 연령대의 사람들0을 통합하는 일은 회사의 발전과 노동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권고했다. 독일 기독민주당(CDU)의 외교정책 대변인 페테르 바이어는 T모바일이 압력에 굴복했다며 "측은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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