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을 설계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도 '형의 편'을 들고 나섰다.

8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킴벌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만약 피터 나바로가 당신에게 론 바라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면, 또 무슨 거짓말을 더 했겠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미국을 우선순위에 두고 그를 해고하시라"고 요구했다.

이날 일론 머스크가 나바로 고문을 "진짜 멍청이"라고 맹비난하면서 "나바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전문가인 론 바라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언급한 내용을 부각하며 경질을 요구한 것이다.

론 바라는 나바로 고문이 과거 여러 저서에서 자신의 관세 이론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전문가인데,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2019년 들통났다.

머스크는 앞서 5일에도 나바로 고문에 대해 "자아(ego)가 두뇌(brains)보다 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 나바로 고문은 방송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자동차 조립업자"라고 깎아내렸고, 머스크는 이날 '멍청이' 등 원색적인 표현과 조롱을 동원하며 반격했는데 이제는 동생까지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나바로 고문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 수립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를 상대로 머스크 형제가 상호 교감 속에 '공동 전선'을 펴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다만 두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이브에 대한 불만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직간접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일론 머스크가 나바로 고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정책을 만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킴벌 머스크는 7일 엑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해 "미국 소비자에게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미국 대통령처럼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