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관세폭탄에 ‘할리웃 제한령’
▶ 손해없이 눈에 띄게 보복 조치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에 대한 맞불 수단으로 중국이 할리웃 영화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무역 보복 수단이 아닌 ‘문화 수입 제한’ 카드를 꺼낸 것이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영화국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질의응답 형식의 입장문을 통해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영화국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함부로 관세를 부과하는 잘못된 행동은 국내 관객의 미국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며, “시장 원칙과 관객의 선택을 존중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세계 2위 규모의 영화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상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유지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국가의 우수한 영화들을 도입해 시장 수요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외국 영화에 대해 쿼터제를 적용하고 있어 수입 영화 수 자체가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중국 시장은 미국 할리웃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해외 수익 창구다. AFP통신은 “중국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 미국 영화 제작사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영화 박스오피스 총수입은 약 425억 위안(약 58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22.6% 감소했다. 같은 해 개봉한 외국 신작 영화는 총 93편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고, 이 중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흥행 9위에 오르며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중국은 1994년부터 매년 10편의 미국 영화를 공식 수입해왔다. ‘타이타닉’, ‘아바타’, ‘어벤져스’ 시리즈 등 할리웃 대작들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중국 관객들의 관심은 자국 영화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중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상위 20위권 내에 든 외국 영화는 2019년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 단 한 편뿐이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할리웃 영화가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번 조치는 중국 입장에선 실익을 거의 잃지 않으면서 미국에 강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 전략가 크리스 펜튼은 “중국은 사실상 손해 없이 큰 주목을 끌 수 있는 보복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며 “이처럼 상징적이고 시선 끄는 조치는 미국이 무시할 수 없는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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