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직권남용 관련 혐의로 신병 확보…변호인 측 “공권력이 법관 납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전 대통령[로이터]
볼리비아에서 10대와 강제로 성관계한 혐의를 받는 에보 모랄레스(65) 전 대통령의 체포 영장을 무효로 한 법관이 검찰에 의해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로헤르 마리아카 볼리비아 검찰총장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산타크루스 지방법원 소속 릴리안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에 대한 신병을 오늘 아침 확보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방송 에후TV가 보도했다.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에겐 일종의 직권남용과 유사한 혐의(prevaricato)가 적용됐다.
스페인왕립학술원과 중남미 스페인어권 국가 사법부 최고 협의체(Cumbre Judicial Iberoamericana)에서 정리한 법률용어집을 보면 해당 혐의는 '법관이 명시적인 헌법 또는 법률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거나, 그 결정의 근거로 삼기 위해 허위 사실이나 결정을 인용하는 경우에 저지르는 범죄'에 적용된다.
마리아카 검찰총장은 "법무부 고발에 따라 진행되는 사건"이라며 "피의자는 산타크루스에서 (이 사건 관할인) 라파스 내 구금 시설로 옮겨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는 과거 재임 기간(2006∼2019년) 당시 15세 여성 청소년과 강제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효력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볼리비아 검찰은 그녀의 부모가 모랄레스로부터 특혜를 받는 대가로 이런 관계에 동의했다고 보고 있다.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에 대해 볼리비아 대법원장을 비롯해 각계에서는 비판 목소리를 냈고, 법관·법원 행위와 관련한 조사 권한 및 징계 청구 권한을 가진 국가사법위원회는 이 판사의 이해충돌 및 직무상 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는 과거 모랄레스 전 정부 때 국세청 고위 임명직을 지낸 것으로 드러나면서, 모랄레스 전 대통령 측과의 '사전 교감' 의혹까지 제기됐다.
판사 측 변호인은 그러나 "(모레노 쿠에야르 판사가) 출근 중에 공권력에 의해 납치됐다"면서 반발했다고 에후TV는 전했다.
과거 대선에서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정치적 부침을 겪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오는 8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미 3차례 대통령을 지낸 그는 '임기 제한을 규정한 헌법에 따라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에 따라 실제 후보 등록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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