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존 인질 20명 중 미국인만 석방
▶ 미, 이스라엘에 협상 공유도 안 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끝에 미국인 인질 석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을 건너뛴 ‘미국·하마스 직접 거래’가 벌어진 것이다. 미국은 “하마스에 대가를 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최우방국인 미국으로부터 ‘패싱’당한 이스라엘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11일 AP통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이중국자인 이스라엘 군인 에단 알렉산더(21)가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질 58명(생존자는 20명 추정) 중 유일한 미국인 생존자인 알렉산더를 돌려보내겠다는 얘기다. 미국 CNN방송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오는 12일쯤 이스라엘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석방은 12, 13일 중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인 인질만을 콕 집은 석방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마스와 직접 담판한 결과다. 백악관은 지난 3월 미국과 하마스 간 직접 접촉 사실을 처음 인정했고, 최근에도 협상을 이어왔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미국 정부가 1997년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이후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았던 관행을 깬 이례적 사건이었다. 테러 조직과 대화한다는 비판에 당시 백악관은 “미국인 생명을 구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로서는 미국이 철천지 원수인 하마스와 직접 협상하는 것을 막지 못한 꼴이 됐다. 게다가 TOI는 이날 “미국은 하마스와 협상이 끝난 뒤에야 이스라엘에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비록 이스라엘이 자체 정보 활동을 통해 미국·하마스 대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양측 대화 과정에서는 사실상 소외되어 있었던 셈이다. TOI는 휴전을 원하는 하마스가 알렉산더 석방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협상 타결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는 가자 전쟁을 강행하는 네타냐후에 점점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오는 13~16일 중동 순방 일정에도 이스라엘은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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