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왕 엘차포’ 가족들 대거 미국행… ‘유죄 인정·형량 협상’ 관측

2019년 멕시코 당국에 붙잡혔던 ‘엘차포 아들’ 오비디오 구스만[로이터]
미국에 수감된 멕시코 마약 밀매 카르텔 거물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덜기 위한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멕시코 주요 라디오 방송인 '라디오포르물라' 인터뷰에서 "전날(12일) 호아킨 '엘차포' 구스만과 그의 아들인 오비디오 구스만 일가가 미국에 입국했다"며 "이들은 미국 수사당국의 조사에 응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는 전날 오후 엘차포 가족 17명이 커다란 여행 가방을 여러 개 소지한 채 티후아나 국경 지대를 육로로 건너가 샌디에이고 샌이시드로 검문소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과 함께 모처로 이동했다고 현지 일간은 전했다.
멕시코 당국은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오비디오 구스만의 마약 밀매·납치 등 혐의 형사재판과 연관된 움직임으로 파악한다.
오비디오 구스만은 종신형을 받고 미국서 복역 중인 아버지, 엘차포를 대신해 다른 형제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조직인 시날로아 카르텔의 우두머리로 활동해 왔다.
그러다 2023년 1월 시날로아주(州) 주도인 쿨리아칸 도심에서의 대규모 체포 작전 끝에 멕시코 군·경에 의해 붙잡혔고, 같은 해 9월 범죄인 인도 형태로 미국으로 이송됐다.
미국 정부는 자국에서 수많은 사망자를 낸 '좀비 마약' 펜타닐의 주요 공급·유통처로 시날로아 카르텔을 꼽고 있는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검찰에서 기소한 관련 혐의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고 멕시코 언론들은 짚었다.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 북부연방지방법원에서 재판받는 오비디오 구스만은 애초 무죄를 주장하다가 최근 태세를 바꿔 유죄를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미 법원 기록을 인용, "피고인은 7월 9일로 예정된 형량 변경 관련 심리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라며 "검찰과 그의 변호인이 양형 합의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멕시코 일간들은 엘차포 가족의 미국 입국도 '가족 신변 보호' 등 일련의 형량 협상 조건 중 하나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멕시코 당국 분석에 따르면 시날로아 카르텔은 현재 내부에서 세력 다툼 중이다.
이 과정에 과거 엘차포 일가가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하나의 마을을 이루며 살던 지역 커뮤니티는 와해했고, '반대파'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각자도생하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 안보장관은 "(엘차포 가족들의 미국행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더 많은 세포 조직이 오비디오 구스만 측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고자 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미 법무부에서 부여한 (오비디오 구스만의 감형) 기회를 잡겠다는 판단 때문에 그의 가족이 멕시코를 떠났다는 건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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