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8부작 ‘그렇게 사건 현장이 되어 버렸다’
▶ 모두가 미워했던 남자의 죽음… 추리극이자 스릴러
![[주말 뭐 볼까 OTT] 백악관서 살인 사건, 직원들이 용의자? … 추리와 유머의 조화 [주말 뭐 볼까 OTT] 백악관서 살인 사건, 직원들이 용의자? … 추리와 유머의 조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05/15/20250515152145681.jpg)
백악관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탐정이 수사에 나서면서 직원 다수가 용의선상에 오른다. [넷플릭스 제공]
백악관에서 사람이 죽는다. 국빈 만찬이 열리는 중에 벌어진 일이다. 숨진 이는 백악관 최고관리자 윈터(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다. 백악관 선임고문 하비(켄 매리노)는 자살을 적극 주장한다. 파장이 커지는 걸 우려하는 듯하다. 워싱턴경찰서가 고용한 탐정 코르델리아(우조 아두바)가 빠르게 수사에 나선다. 윈터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일까, 살해당한 것일까. 살인사건이라면 누가 왜 어떻게 경비와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곳에서 대범하고도 끔찍한 일을 저지른 걸까.
윈터의 시체는 3층 ‘오락실’에서 발견됐다. 양 팔목에 자상이 있고, 뒷머리에는 둔기로 맞은 자국이 있다. 기이한 죽음이기는 하나 여러 증거가 살인을 가리킨다.
윈터는 백악관에서 수십 년 일했다. 원칙과 성실로 똘똘 뭉친 일꾼이었다. 그의 고지식함은 적을 많이 만들었다. 백악관 직원 대부분이 그를 싫어했다. 특히 주방장과 빵 전문 요리사는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요리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과 창의성을 윈터가 전통을 내세워 묵살하고는 했으니까.
윈터는 대통령의 동생 트립(제이슨 리)과도 으르렁거리는 사이였다. 트립이 제멋대로 백악관 물품을 훔쳐가거나 규칙을 어겨서다. 윈터의 직속부하 재스민(수전 왓슨) 역시 용의선상에 오를 만하다. 윈터가 오랜 공언과 달리 은퇴를 번복하면서 최고관리자가 될 길이 순식간에 막혔으니까.
추리극이자 스릴러다. 코르델리아는 백악관 관계자들을 두루 만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다. ‘탐조’가 취미인 그는 관찰력과 기억력이 남다르다. 남들은 스쳐 지나갈 작은 단서들을 모아모아 윈터 살해범이라는 모자이크를 만들어간다.
추리극의 묘미인 반전을 여러 번 즐길 수 있다. 각자의 이유로 윈터를 죽이고 싶거나 죽여야 하는 사람들의 사연이 드러나며 놀라움을 준다. 유력 용의자로 떠오르던 사람들은 사건 해결의 단초를 남기고 무대에서 퇴장하고, 새로운 용의자가 부상하는 식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유머가 함께 하기도 한다. 주로 코르델리아의 독설을 통해서다. 코르델리아는 수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을 무안 주고는 한다. 날카로운 말은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에드윈(랜덜 박)에게 주로 향한다.
백악관을 주요 공간으로 삼았으니 정치에 대한 풍자가 빠질 리 없다. 세계 최고 권력을 등에 업고 백악관 직원을 안하무인으로 대하고, 정치적 잇속만 좇는 하비의 언행은 약과다. 아무런 능력 없이 아버지의 부를 발판으로 백악관 사회담당비서가 된 릴리(몰리 그릭스)의 전횡은 요지경 속 백악관과 미국 정치의 어둠을 상징한다.
미국 유명 방송작가 숀다 라임스가 제작했다. 드라마 속 대통령이 게이 커플로 등장하는 점이 이색적이다. 편견을 깨기 위해 파격을 곧잘 택하는 라임스다운 드라마다.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코르델리아가 흑인여성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라임스가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는 영국 여왕이 흑인으로 설정됐다. 미국 의회 청문회를 축으로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 중요한 장면을 자칫 놓칠 수 있다. 추리극의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선 집중이 필요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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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제기 영화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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