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등 美대사관에 부분 철수령… “이스라엘, 작전준비 완료”
▶ 트럼프 “’위험한’ 중동서 철수”, “타결 자신감 점점 없어진다
▶ 국제유가 급등, 중동 선박엔 ‘주의보’…미-이란, 15일 오만 협상에 ‘시선’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이 끝내 결렬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이란이 핵협상 결렬로 분쟁이 발생한다면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은 주(駐)이라크 대사관 등 중동 지역에 부분적으로 철수령을 내리는 등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도 작전 태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동 정세가 핵협상과 맞물려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1일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의 철수를 명령했다.
이와 함께 바레인과 쿠웨이트 대사관에 있는 비필수 인력과 그 가족들의 철수도 승인했다.
비슷한 시간 미 국방부도 중동 전역에 있는 미군 가족의 자발적 출국을 승인했다. 미국은 현재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후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위험한' 중동에서 미국인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험한 장소일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이동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력 철수 결정은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이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우리에게 분쟁이 강요된다면 상대방의 피해는 우리보다 훨씬 더 클 것이며, 미국은 이 지역을 떠나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직후에 나온 것이다.
나시르자데 장관은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며 "주저하지 않고 모든 기지를 공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부터 오만의 중재로 다섯 차례 핵협상을 했고 곧 6차 협상에 나설 예정인데,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이란은 '우리도 핵 산업을 가질 수 있다'면서 우라늄 농축을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대립해왔다.
이번 핵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및 친이란 무장세력 간의 충돌 위기가 전면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간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9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이날 공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서 핵 협상 타결 가능성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점점 더 자신감이 없어지고 있다"고 불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절대적으로 반대해 온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BS 방송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작전을 개시할 준비를 완료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핵협상 결렬 시 이란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하겠다는 계획하에 공습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이란이 공격을 받을 경우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런 우려가 이라크 대사관 직원 철수 명령에 반영됐다고 CBS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난해 상대방 본토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면서 중동 내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란은 자국 주도의 중동 내 군사 네트워크인 '저항의 축'에 속한 예멘의 후티 반군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견제해왔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로 핵협상을 주도했던 스티브 위트코프가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핵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해 귀추가 주목된다.
중동 내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중동 내 미국 대사관 인력 대피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가 요동치고, 중동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에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충격파도 이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3.17달러(4.88%) 오른 배럴당 68.1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90달러(4.34%) 상승한 69.77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중동에서의 군사 활동 확대를 우려하며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에 주의할 것을 권고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