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상시주둔 길 열려…바이든 때 체결됐지만 지금은 우려 제기
덴마크 의회가 자국 영토 내 미군 기지 설치를 허용하는 양자 협정을 비준했다고 12일(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덴마크 의회에서 미국과 '국방협력협정' 비준을 위한 표결 결과 찬성 94표, 반대 11표로 가결됐다. 덴마크 국왕 프레데릭 10세가 서명하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10년간 유효한 이번 협정에 따르면 미군은 덴마크 본토에 있는 공군기지 3곳에 병력 배치는 물론 자체 기지 설치, 무기 비축을 할 수 있다. 미군 상시 주둔이 가능해진 것이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미군 기지가 있긴 하지만, 덴마크 본토에 미군이 상시 주둔한 적은 없다. 지금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의 연합훈련 등의 일환으로 순환 배치됐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린란드 내 미군 기지는 기존의 별도 협정에 따라 운용된다.
이번 협정에는 나토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근거로 주둔 미군에 대한 형사처벌권 등 사법 관할권도 미국에 일부 이양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협정은 2023년 12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시 체결됐다. 당시엔 미국과 덴마크 간 기존 안보·방위 협력을 한층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를 억지하고 유럽 동맹들과 결속을 더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는 덴마크 야당, 시민사회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려는 야욕을 숨기지 않는 상황에서 미군 기지 설치까지 허용하고 통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논의 과정에서 주권 포기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협정이 더욱 긴밀한 양자 관계를 유지해야 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미국이 유럽에 과도하게 관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미군이 (유럽에서) 철수하고 군대를 이전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게 위험하다"고 말했다.
다만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표결 전 의회 질의에 "미국이 그린란드 일부 혹은 전체를 병합하려 한다면 협정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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