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방통위엔 ‘쇄신 미흡’ 지적, 해수부엔 보고자료 유출 책임 추궁
▶ 사흘째 기강잡기…안철수 “완장 행태” 비판에 조승래 “비정상 해결 과정”

(서울=연합뉴스) 국정기획위원회 조승래 대변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025.6.20
이재명 정부에서 사실상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위원회가 부처별 업무보고 사흘째인 20일(한국시간) 하루에만 세 곳의 보고를 중단시키고 '조기 귀가' 조치했다.
첫날부터 질책성 발언을 쏟아내며 기강잡기에 나선 국정기획위원회가 업무보고 마지막 날 주요 개혁 대상 부처들의 미흡한 쇄신 의지를 지적하며 공직사회를 향한 압박을 최대 강도로 끌어올린 모양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대검찰청 업무보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오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업무보고가 중단됐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검찰과 방통위 업무보고의 경우 부실한 보고 내용과 태도를 문제 삼았다.
조 대변인은 검찰의 이날 보고를 두고 "대통령의 핵심 공약 내용은 제대로 분석돼 있지 않고, 통상적인 공약 이행 절차라는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고 있다"며 "소통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용과 형식의 부실함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고 혹평했다.
이어 검찰의 보고 내용을 "권한과 업무의 확대"였다고 요약하며 "검찰은 지금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 방향에 따라 역할과 업무는 크게 조정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 점을 좀 생각하면서 업무 보고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이재명 정부가 수사·기소의 분리 등 해체 수준의 개혁을 예고했음에도 검찰이 오히려 이에 '반기'를 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검찰 개혁에 후퇴가 없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조 대변인은 방통위 업무보고가 중단된 것과 관련해서도 "제대로 자료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측면 하나가 있고, 둘째로 현장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정말 무성의한 태도와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두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제기되면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6일 업무보고를 재개할 때까지 방송 관계 기관들이 실제로 독립성과 공공성을 얼마나 준수하면서 방송의 공영성 증진을 위해 노력했는지 깊은 고민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그렇게 해서 정상적으로 업무 보고가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전임 윤석열 정부 시절 중립성을 잃고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수용하고 쇄신을 약속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한 셈이다.
해수부의 경우는 '자료 유출'을 문제 삼았다.
조 대변인은 "업무 보고를 받기 전에 이미 자료가 유출돼서 보도됐고, 분과위원장이 경위 확인을 요청했으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보고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주요 개혁 대상으로 꼽히지 않는 부처들을 향해 "확정되지도 않은 유리한 내용을 외부에 노출하는 부처 이기주의 행태를 보이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기획위는 업무보고 첫날부터 연일 공직사회를 향해 쓴소리를 해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첫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때보다 공약 이해도와 충실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조 대변인은 이튿날 "한마디로 '매우 실망'"이라며 "공약에 대한 분석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고 구태의연한 과제를 나열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질타했다.
야당에서는 이런 모습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정기획위의 완장 찬 행태가 가관"이라며 "부처와 공직자를 심판대에 불러내 자아비판을 강요하고, 이재명 정부의 충복이 되길 강요하는 이단 심판관들이냐"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는 누구를 길들이는 문제가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위기와 비정상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새 정부와 대통령, 공직자들이 지혜와 힘을 모으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끝까지 변화에 저항하거나 제대로 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부처나 공직자가 있다면 정말로 곤란할 것"이라며 "그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