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색 띨만한 사회부문 지원 줄이고 바이오·AI 등 과학 지원 집중

마크 저커버그 [로이터]
미국의 IT 거부 마크 저커버그 부부가 세운 자선 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CZI)가 교육·이민·보건 등 사회적 성격의 지원활동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8일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CZI는 과학 분야에 집중하겠다면서 교육·보건·복지 등의 지원을 줄이고 다양성·공평성·포용(DEI) 관련 활동도 중단했다.
CZI의 마크 맬런드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월 내부 구성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과학에 집중하면서 사회 부문 기금을 줄였다"며 생물학과 인공지능(AI)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CZ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내부 DEI 팀도 해체했고, 인종 간 평등이나 이민 개혁을 지원하던 각종 프로그램도 종료했다.
이들은 또 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CZI가 캘리포니아주 이스트 팔로알토에 설립한 무상교육 학교가 자금 부족으로 곧 문을 닫게 될 예정이다.
CZI는 이처럼 정책·사회적 문제와 관련한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에 신약 개발 등 생명공학과 AI 등 과학·공학 부문 지원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CZI의 기부액은 3억3천600만달러로, 2018년 이후 연평균 기부액 8억4천600만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또 지난해 기부액의 절반이 훨씬 넘는 69%가 과학 부문이었다. CZI의 과학 부문 지원 비율은 2019년 29%에서 40%포인트나 늘어났지만, 교육 부문 지원 비율은 같은 기간 33%에서 12%로 줄었다.
CZI의 이런 변화는 이미 5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부터 더 가속화됐다
CZI의 급선회는 새로운 소식도 아니다.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전에 일찌감치 고용, 훈련,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해왔던 회사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이 때도 저커버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강성 지지층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CZI의 진로 변경을 두고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CZI의 지원을 받아온 시민단체 테크에쿼티의 캐서린 브레이시 대표는 NYT에 저커버그 부부가 "우선 순위를 바꿔 자신들의 야심을 협소하게 만들었고 사람들을 기만했다"면서 CZI의 설립 취지가 "서서히 죽음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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