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기술 신냉전’에 양자택일 압박” 우려도
딥시크·알리바바로 대표되는 중국 인공지능(AI) 업체들이 미국의 AI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기술 신냉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유럽·중동·아프리카·아시아 등 각지에서 금융기관과 대학 등이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내부적으로 딥시크 모델 테스트에 나섰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최근 주요 데이터센터에 딥시크 모델을 설치했다.
미국 정부가 보안 우려로 일부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앱 사용을 막았지만,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미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고객들에게 딥시크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자료를 보면 미국 오픈AI의 챗GPT 다운로드 횟수는 9억1천만회로, 딥시크의 1억2천500만회를 여전히 앞서며 미국 업체들은 반도체, 연구 수준, 자금 동원력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공개된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천문학적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성능을 구현했고 오픈소스 방식을 택해 누구나 자유롭게 기본 코드 등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미국은 군사적 전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중국 AI 업체들이 미국 반도체, 기술,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지만 중국은 자체 AI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최근 논문을 통해 중국이 AI 관련 데이터와 인적 자본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 업계는 실생활에 AI를 적용하고 이용층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부 AI 업계 관계자들은 미중 경쟁으로 세계가 기술 신냉전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각국이 미국 또는 중국 AI 시스템 가운데 어디에 보조를 맞출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지난 5월 미 상원 청문회에서 "AI 경쟁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 세계에서 어떤 기술이 더 널리 채택되는지 여부"라며 "화웨이와 5G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먼저 자리를 차지한 자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민주적 AI가 권위주의적 AI를 확실히 이기도록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오픈AI는 최근 게시물을 통해 중국 스타트업 즈푸AI가 동남아·중동·아프리카 지역의 AI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미국이나 유럽 경쟁업체보다 앞서 중국 시스템·표준으로 신흥시장을 가두려 한다"고 견제하기도 했다.
장기적으로는 미중 간 대결 구도로 전 세계가 군사적·사회적 AI 위협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로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 H20의 중국 수출도 제한했는데,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에 따른 매출 타격을 100억 달러(약 13조6천억원)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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