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371년 7월 그리스 중부의 레욱트라에서 테베와 스파르타가 패권 경쟁을 벌였다. 테베의 병력은 기병 1500여 명, 보병 6000~7000명으로 기병 1000여 명과 보병 1만~1만 1000명을 출전시킨 스파르타에 비해 열세였다. 하지만 테베의 에파미논다스 장군은 역발상과 집중 전략을 통해 무적 신화를 자랑하던 스파르타에 승리를 거둔다. 우익에 주력을 배치하고 일자 대열을 첩첩이 쌓는 게 일반적이었던 당시 전술에서 벗어나 좌익을 앞으로 튀어나오게 해서 대각선 모양으로 대열을 짠 뒤 스파르타의 정예 기병 부대를 집중 공격한 것이다. 혁신 전술로 피아의 우열을 뒤집은 ‘레욱트라 전투’ 이후 테베는 그리스의 주도권을 약 9년 동안 행사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기원전 335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에게 정복당한 뒤 로마·동로마·오스만제국의 지배를 잇따라 받다가 1832년에야 국제사회에서 독립국으로 인정받았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우주,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혁신의 대명사로 알려진 일론 머스크가 5일 “미국인에게 자유를 돌려주겠다”면서 ‘아메리카당’ 창당을 선언하고 레욱트라 전투를 언급했다. 그는 큰 폭의 감세안을 골자로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강력히 반발하며 공화당·민주당 양당이 낭비와 부패로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직격했다. 트럼프의 킹메이커에서 적으로 돌아선 머스크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해 “전장의 정확한 위치에 극도로 집중된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수 정밀 타격을 통해 상원 2~3석과 하원 8~10석을 얻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게 그의 목표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양당제가 뿌리내린 미국에서는 몇 차례 제3당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머스크의 정치 실험도 험난하고 불투명한 게 현실이다. 미국의 상·하원 선거도 한국처럼 승자 독식의 소선거구제로 치러져 제3당 후보에게 매우 불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머스크가 양당의 철옹성을 깰 수 있을지 여부는 ‘낭비와 부패 척결’에 공감하는 국민들의 지지를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고광본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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