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안 팔릴까’ 조급한 마음 드러나
▶ ‘압박감’ 받은 바이어는 다른 매물로
▶ 바이어, 집 보는 동안 ‘말·행동’ 조심

오픈하우스 방문 시에도 매물 평가나 자신의 재정 상황, 구입 시기 등 구체적인 구입 계획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로이터]
집을 보러 온 바이어가 곳곳을 둘러보고 에이전트에게 편안히 질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주택 구입 과정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을 둘러보는 관행에 다소 불편한 변화가 생겼다. 집주인이 집을 보여주는 내내 집에 있거나 심지어 바이어를 졸졸 따라다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보안 문제에 대한 걱정 또는 집 상태를 직접 설명하고 싶은 이유일 수 있지만 대부분의 부동산 에이전트가 피하라고 조언하는 행동이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집주인 시선이 부담이 돼 집에 대한 인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질문하는 데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점점 더 많은 집주인들이 오픈하우스나 개별적으로 집을 보여주는 ‘쇼윙’ 시간에 집에 머무는 경우가 늘고 있다.
■ ‘집 안 팔릴까’ 조급한 마음 드러나쇼잉 시간에 집주인들이 직접 집에 머무르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바이어와 에이전트 모두가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어떤 집주인은 다소 지나칠 정도로 집 안 곳곳 바이어를 따라다니며 집의 장점이나 특징을 설명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에이전트들은 현재 주택 시장이 빠르게 식어가고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직접 개입해 거래를 촉진시키고자 하는 조급한 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집주인이 집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도 있고,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 집주인도 바이어를 직접 상대하려는 경향이 큰 편이다. 또, 고가 주택 시장이나 거래가 부진한 지역, 은퇴자가 내놓은 집을 볼 때도 이런 경우가 많은데 집을 찾은 바이어가 집주인의 난데없는 등장에 어색해하기 쉽다.
집주인이 집을 보러 온 바이어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불편함 정도가 달라진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한 바어이는 “집주인이 쇼잉 동안 끈질기게 따라다니며 말을 걸어와 일종의 경계심이 생겼다”라고 불편한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어떤 집주인은 최근 열린 오픈 하우스 도중 집에 불쑥 돌아와 세탁기를 돌리는 바람에 리스팅 에이전트와 당시 집을 방문한 바이어들이 놀란 경우도 있다.
■ ‘압박감’받은 바이어 다른 매물로바이어는 집에 대한 비판적인 대화를 하기 어렵고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묻기 어렵기 때문에 집주인이 집에 머무는 것이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여긴다. 집을 둘러보는 동안 집주인이 집에 있으면 바이어들은 쇼잉을 서둘러 마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거나,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부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하지만 요즘처럼 매물이 증가하는 시기에 바이어에게 압박감을 주면 다른 경쟁 매물로 쫓아내는 행위와 다름없다.
집주인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좋은 의도로 바이어를 맞이하지만 대부분 의도와 달리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우선 집주인이 집에 있으면 바이어가 집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그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바이어들이 부담 없이 집안을 둘러보고 솔직한 피드백을 남겨야 다음 바이어를 상대할 때 도움이 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집주인이 너무 솔직하게 설명하는 바람에 바이어의 구매 의사를 꺾은 사례도 있다. 한 집주인은 현관에서 바이어를 맞이하며 이웃에 사는 어린이들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런데 쇼잉을 마친 바이어는 쇼윙을 주선한 에이전트에게 ‘아이들 때문에 시끄러운 동네를 피했다’며 오히려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바이어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를 찾고 있었는데, 집주인의 친절한(?) 설명때문에 다른 집을 찾기로 한 것이다.
■ 집주인 만나면 조심해서 행동
집을 보러 갔는데 집주인을 만나게 되면 우선 마음을 너무 드러내지 말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예를 갖춰, ‘이 집에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이 무엇인가요?’ 같은 열린 질문을 던지고 자신에 대한 너무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 것이 차후 거래를 위해 유리하다.
집주인과 함께 하는 순간을 면접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을 보러 온 바이어를 직접 보고 평가하려는 집주인도 있다. 따라서, 만약 집이 마음에 든다면 기회를 활용해 집주인과 좋은 관계를 쌓아두는 것이 좋다.
■ 보는 동안 말조심, 행동 조심최근에는 집을 비우지만 보안 카메라 등을 사용해 바이어의 반응을 살피려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집을 보러 갔는데 현관문에 음성 녹음 기능이 있는 보안 카메라가 보인다면 입구에서부터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을 둘러보는 동안 너무 마음에 들어 하는 표정을 하거나 반대로 인상을 찌푸리는 등 싫어하는 표현을 하면 집주인에게 마음을 읽힐 수 있어, 차후 협상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행동은 물론 말도 조심해야 한다. 집안에 머물 때 매물에 대한 ‘험담’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셀러가 우위인 시장 상황에서 셀러를 기분 나쁘게 하는 언급은 주택 구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집을 구입한 뒤 바로 임대 매물로 내놓겠다는 계획, 또는 셀러가 칠한 벽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칠하겠다는 계획 등에 대한 대화는 셀러의 심기를 건드리기 쉽다. 이런 대화는 집을 다 보고 난 뒤 다른 장소에서 해도 충분하다. 특히 가격 등 오퍼 조건과 관련된 대화는 중요한 협상 전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집을 보는 동안 절대로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된다.
■ 오픈하우스에서도 말 수 줄여야오픈 하우스를 방문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오픈하우스를 진행하는 에이전트에게 지역 매물 상황 및 주택 시장 동향과 관련된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매물 평가나 자신의 재정 상황, 구입 시기 등 구체적인 구입 계획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오픈하우스에 같이 간 에이전트가 있더라도 주택 구입 계획과 관련된 대화는 오픈 하우스 방문을 마친 뒤 다른 장소로 이동한 뒤 나눠야 도움이 된다. 오픈 하우스 행사 당일 다른 방문자가 대화를 들을 수도 있고, 매물에 대한 관심도나 구체적인 주택 구입 계획이 집주인이나 경쟁 바이어에게 알려지면 향후 거래 절차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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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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