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임성근 처·군종목사 통화 발견
▶ 이 의원·극동방송·전 군사법원장 등
▶ 윤 측 종교계 경로 추정돼 압수수색
▶ 김계환엔 ‘모해위증’ 구속영장 청구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8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른바 ‘구명로비 의혹’ 관련자들의 통신 기록을 들여다본 결과, 이 의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시도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VIP 격노설’ 의혹이 제기된 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의원이 순직해병 사건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기존 구명로비 통로로 알려진 ‘멋쟁해병’ 단톡방 외에 ‘개신교계’를 새로운 로비 루트로 특정했다. 이 의원을 비롯해 기독교 방송국인 극동방송, 백명규 해병대 군종목사(소령), 임 전 사단장의 아내, 고석 전 고등군사법원장 등 이날 특검팀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인물들은 모두 ‘개신교 구명로비’ 의혹 관련자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상관인 김계환 전 사령관에 대해 모해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특검팀은 이 의원이 ‘VIP 격노설’의 진원인 안보실 회의가 열린 2023년 7월 31일 저녁 윤 전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의원은 이에 앞서 안보실 회의가 열리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에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목사)과 통화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윤 전 대통령의 ‘종교계 멘토’이자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팀은 이 의원의 통화가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 목적으로 이뤄졌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다른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인 셈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임 전 사단장과 주변 인물에서 시작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여러 통로를 통해 구명로비가 연결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날 이같은 의혹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의원 자택과 서울·지역 사무실 ▲임 전 사단장 자택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 본사와 김장환 이사장(목사) 자택 ▲고 전 법원장의 자택과 사무실 ▲백 목사 자택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이영훈 담임목사 자택 등이 포함됐다.
그간 제기된 구명로비 의혹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임 전 사단장 구명 청탁에 나섰다는 것으로, 이 전 대표가 참가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의 대화 기록이 공개되며 불거졌다. 특검팀의 구명로비 수사도 이 전 대표와 대화방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강제수사는 ‘멋쟁해병’ 건과는 별개라는 게 특검팀 설명이다. 새로운 구명로비 루트를 특정했다는 것이다.
압색 명단에서 드러나듯, 특검팀은 개신교 인맥을 또다른 구명로비 통로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아내가 2023년 채 상병 순직 사건 발생 무렵 백 목사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중간 경로’로는 개신교계 거물로 통하는 김 이사장과 이 목사,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진 고 전 법원장 등을 주목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의 구명 청탁이 개신교 인사들을 거쳐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도달했을 것으로 의심한다는 뜻이다. 고 전 법원장은 2023년 8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도 한 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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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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