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具 “협상 최선, 다 끝나고 말하겠다”…산업장관·통상본부장도 참석
▶ 美의 ‘최선이자 최종안’ 요구에 韓정부 새로운 제안 전달 여부 주목
▶ 재계 ‘협상 지렛대’ 측면 지원…이재용·김동관 이어 정의선 미국行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기 위해 숙소에서 떠나고 있다. 맨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2025.7.30.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상호관세 부과 유예시한(8월 1일)을 이틀 앞둔 3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또 만나 협상을 이어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상무부 청사를 방문, 미국 정부 대외 무역협상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러트닉 장관과 마주 앉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통보한 25%의 상호관세를 비롯해 통상 현안에 대해 1시간가량 협의했다.
'경제 사령탑'으로서 미국의 관세 부과 전 협상 타결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전날 미국에 도착한 구 부총리는 출장 첫날 오후 곧바로 러트닉 장관과 2시간 동안 만난 데 이어 이틀 연속 협상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협상에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지난주부터 미국 출장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참석했다.
미국 측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협상에 참여했다.
구 부총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시한 하루 전인 31일에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한미 고위급 '2+2 통상 협의'를 진행하고, 미국 측과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한미간 '2+2 협의'에는 양국의 통상협상 책임자인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도 참석한다.
31일 협의에서 양측이 협상 타결에 잠정적으로 합의한다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최종적으로 협상을 타결지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이날 한국의 경제·산업·통상 분야 최고위 당국자가 러트닉 장관을 연이틀 만나는 것은 아직 양국 간 좁혀지지 않고 있는 이견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됐다.
구 부총리의 워싱턴DC 숙소인 호텔에는 이날 오전부터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관계자들이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국에서 온 기재부 출장단 등이 미국과의 협상에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 서류 봉투를 들고 분주히 오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러트닉 장관과의 협상에 앞서 이날 오전 9시55분께 인근 다른 호텔에 묵고 있는 김 산업장관과 여 통상본부장이 구 부총리 숙소에 도착해 구 부총리와 협상 전략을 점검했다.
구 부총리는 상무부 청사에 도착하면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각오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협상을) 다 하고 나서 말씀드리겠다"고 했으며, 관세 시한 전에 협상 타결이 가능한지를 묻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러트닉 장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방문한 스코틀랜드에서 김정관 산업장관과 만나 회담하면서 한국측에 "최선이자 최종적인 협상안"을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때는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언급은 그때까지 제시된 한국의 제안에 대해 미국측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추가 양보를 요구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지난 29일 미국에 도착한 구 부총리가 러트닉 장관과의 이틀 연속 이어진 회담에서 한국의 최종적인 제안을 제시했을지, 이에 대해 미국이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을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가 구 부총리를 중심으로 협상 타결을 위해 전방위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재계의 측면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관세율 인하의 조건으로 막대한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실행할 대기업 총수들이 한국 정부에 '협상 지렛대'를 제공하려 속속 미국에 도착하고 있다.
지난 28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시작으로 29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워싱턴DC에 도착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날 합류할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의 경우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작년 말 인수한 뒤 추가 자금 투자를 통해 조선소 시설 현대화·첨단화를 진행 중이며, 김 부회장은 이번 미 출장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안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플랜'의 구체적인 진행 방안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이 회장은 우리측 협상 카드로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 회장이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미국 조지아주 차량 생산 확대 및 루이지애나주 철강 공장 신설 등 210억 달러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정 회장의 이번 출장길에 또 어떤 '투자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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