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비·기부금 등 비용 충당 “기부자들 접근 환경 조성”
▶ 정부 윤리 전문가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억 달러를 들여 백악관에 호화 영빈관을 짓는다. 불과 일주일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찾아 노후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드는 비용을 문제 삼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거주하는 백악관에 호화 연회장을 짓겠다고 나서자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월부터 백악관 이스트윙에 새로운 대형 연회장 건설이 시작된다”며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 전(2029년 1월)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회장은 6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흰색 기둥·금색 크리스털 샹들리에·아치형 창문 등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이 반영된 설계가 적용됐다. 마치 플로리다의 호화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려한 설계가 적용되는 만큼 건설비만 2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재를 출연하고 기부금을 받아 건설 비용을 댈 예정이지만, 은 기부자들의 백악관 행사 접근 기회 확대에 우려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W. 페인터는 “매우 거래적인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좌관을 지냈던 데이빗 액설로드도 “세계 정상들이 국빈 만찬장이 좁다고 불평한 적은 없다”며 증축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해당 공사 발표가 트럼프 행정부와 연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일주일 전 노후된 연준 본부 건물의 리모델링 예산(25억 달러)을 트집 잡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맹비난했다”며 “임기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에 백악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트루스소셜에 “제롬 ‘너무 늦는’(Too Late) 파월이 또 그랬다”며 “그는 연준 의장직을 맡기에 늦고, 화가 많고 멍청하며 정치적”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무능하거나 부패한 건물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국가에 수조 달러의 비용을 발생시켰다”며 “총체적인 실패자”라고 공격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후임 인선이 연말께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조기 인선으로 레임덕을 유도하고 금리 인하 결정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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