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성 부족한 외교관 ‘美 우선주의’ 앞세워 동맹국과 불화

레바논 기자들에게 망언 날린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 [로이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외교 특사들이 국제 무대에서 연이은 결례로 동맹국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고 A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이런 외교적 논란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수습에 나서기는커녕 오히려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동맹국들과 긴장을 불필요하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주에만 세 건의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르며 트럼프 행정부 외교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덴마크 공영방송 DR는 지난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연줄이 있는 미국인 3명이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서 미국에 우호적인 여론을 퍼트릴 목적으로 이른바 '영향력 공작'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1기 때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2기 때도 희토류 등 천연자원 확보와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덴마크 정부는 관련 보도가 나온 당일 미국 대사대리를 초치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개인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지시하지 않는다"고만 언급했을 뿐 이 사건에 대해 진지한 해명이나 재발 방지 약속을 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 내 한 관계자는 "덴마크인들은 진정해야 한다"며 덴마크의 정당한 외교적 항의를 과민 반응으로 치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대계 사돈인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미국 대사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프랑스 정부의 반유대주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쿠슈너 대사의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그를 초치했으나 쿠슈너 대사는 부대사를 대신 보냈다.
초치는 외교 당국이 특정 국가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전달하기 위한 조치로, 해당국 대사가 직접 나가는 것이 관례다. 이 때문에 프랑스 내에선 쿠슈너 대사가 고의로 부대사를 보내 프랑스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쿠슈너 대사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우리는 쿠슈너 대사의 의견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는 지난 26일 레바논 기자회견에서 현지 취재진을 향해 "짐승처럼 굴지 말라"고 말했다가 이후 공식 사과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세 건의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화법과 '미국 우선주의' 외교 철학을 그대로 빼닮았다고 AP는 지적했다.
외교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 전무한 인사들을 '선거 공신'이라는 이유로 주요 대사직에 임명해왔다. 이들은 기존 외교 규범보다는 대통령의 스타일을 따르는 데 더 익숙하다. 따라서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반복돼온 '외교 참사'는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식의 외교적 결례와 불화가 계속될 경우 미국의 가장 큰 외교적 자산인 동맹국들을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르웨이의 싱크탱크 프리드쇼프 난센 연구소의 소장인 이베르 B. 노이만은 "미국-중국 경쟁 구도에서 미국의 가장 큰 자산은 많은 동맹국인데, 현재 미국의 정책은 의도적으로 동맹국들을 소외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동맹국들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을 회복했으며, 그의 외교적 성과는 그 자체로 증명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특사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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