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연내 전용 공장 가동
▶ 내년에는 3곳에서 풀가동
▶ SMIC도 7나노 생산 확대
▶ 자국산 칩에 맞춤형 설계
▶ 기술도 생산도 ‘자립’ 목표
중국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칩의 생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AI 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기술과 생산 양 측면에서 반도체 자립을 달성하겠다는 목적이 담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 시간) 중국 화웨이가 연내 전용 공장에서 AI 칩 생산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내년에는 AI 칩 전용 공장 2곳을 추가로 가동할 예정이다. 3개 공장이 ‘풀(full)’ 가동될 경우 중국 AI 칩 생산능력은 지금보다 세 배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FT는 “(3개 공장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중신궈지(SMIC)의 총생산량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3위 파운드리인 SMIC는 월평균 80만 6000장(2023년 말 기준) 규모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가 예고한 대로 3곳의 공장에서 생산할 AI 칩이 어센드 시리즈일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았다. 화웨이는 현재 주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어센드 910B와 910C를 대량 출하한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 하반기 출시가 가능한 AI 칩 어센드 910D 역시 화웨이의 신규 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AI 칩 생산 확대에 나선 것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서 불거진 신경전이 결정타가 됐다는 평가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전용으로 만든 AI 칩 H20의 수출 재개를 승인하며 ‘중국에는 3등급 제품도 판매하지 않지만 중국 시장을 미국산 칩에 중독시킬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자존심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에 H20 구매 제한을 지시했고 엔비디아는 4월에 이어 이달에도 H20의 중국 수출 중단 조치를 내려야 했다.
생산능력 확대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속도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SMIC가 생산 확대를 앞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칩은 현재 중국이 양산할 수 있는 제품 가운데 최첨단에 속한다. 이로 인해 ‘중국의 엔비디아’로 떠오른 캠브리콘을 비롯해 메타엑스·베린 등 중소 반도체 설계사들이 SMIC 공장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계속 발전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엔비디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특히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중국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다음 서비스를 차세대 자국 칩에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것도 중국 반도체 업계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딥시크는 이달 새 버전 ‘V3.1’를 공개하며 ‘UE8MO FP8’이라는 데이터 형식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75%까지 줄여 훈련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으로, 중국산 저사양 칩으로도 AI 모델 훈련이나 구동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엔비디아가 서양 산업과 사회의 협력으로 성장했듯이 중국 AI 발전을 위해서도 생태계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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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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