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 연설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 세력 직격
▶ 트럼프 “룰라와 20초 정도 대화, 훌륭한 케미 느껴져”…내주 접촉 가능성

유엔 총회서 연설하는 룰라 대통령[로이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3일 제80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브라질 전임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을 거론하며 "전 세계적으로 반민주 세력이 제도를 억압하고 자유를 억누르려 한다"고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브라질은 야심 찬 독재자 지망생과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며 "우리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며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쿠데타 모의·무장범죄단체 조직·중상해·문화재 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2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열대의 트럼프' 또는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보우소나루와 친밀감을 숨기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재판을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브라질 제품에 대한 50% 수입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관련 대법관을 상대로 광범위한 제재를 시행해 내정 간섭 논란을 불러왔다.
정상들 연설 순서상 트럼프 미 대통령 바로 전에 단상에 오른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우리 권력기관과 경제에 대한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과거의 헤게모니를 그리워하는 극우 세력의 지원을 받는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날 연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재판을 담당한 얄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부인을 새로운 제재 대상으로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평가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역시 브라질에 "검열, 탄압, 사법부 부패"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제가 (유엔 본회의장에) 들어갈 때 브라질 지도자가 나오고 있었다"며 "제가 그를 보고, 그가 저를 봤으며, 우리는 다음 주에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룰라 대통령과 20초 가량 만났다면서 "그는 정말 좋은 사람 같았고, (그와) 훌륭한 케미(chemistry·조화)가 느껴졌다"고 농담조로 언급했다.
브라질 정부는 양국 정상 간 회동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대화가 대면으로 이뤄질지 전화로 이뤄질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별도로 룰라 대통령은 연설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역설하며 오는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참석을 정상들에게 요청했다.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는 브라질 대표가 첫 번째로 연설대에 선다.
과거 어느 나라도 첫 번째 발언을 원치 않던 상황에서 브라질이 첫 연설을 자청한 것을 계기로 이런 관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