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구체 실행목표 첫 제시
▶ 탄소저감 맹폭 트럼프와 차별화
▶ 글로벌 녹색 리더십 주도 ‘포석’

24일 시진핑 주석이 화상회의를 통해 유엔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소 저감 정책을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며 맹폭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겠다며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밝혀 대조를 이뤘다.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에서 발을 빼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화를 꾀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시 주석은 24일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2035년까지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점 대비 7~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총에너지 소비에서 비(非)화석연료의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고 풍력·태양광발전 설비용량을 2020년 수준의 6배 이상인 3600GW(기가와트)에 도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번 발표는 연간 126억 톤(지난해 기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전 세계 배출량의 34~35%를 차지하는 최대 탄소 배출 국가인 중국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중국 지도자들은 2030년 이전까지 배출 정점에 도달하겠다는 언급만 했다.
특히 시 주석의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위기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유엔이 주도해온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저감 정책을 두고 “전 세계에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유럽이 재생에너지발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결과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생산 시설이 붕괴된 사이에 “(더 많은 탄소가) 중국과 그 주변에서 번영하는 다른 나라들에서 나왔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모든 다른 선진국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의식한 듯 시 주석은 선진국들이 더욱 강력한 기후 행동을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녹색 및 저탄소 전환은 우리 시대의 흐름”이라며 “일부 국가가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올바른 방향에 집중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과 끊임없는 행동, 그리고 끊임없는 강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협력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 주석이 내놓은 감축 목표를 놓고 국제사회에서는 반응이 엇갈린다. 중국이 탄소 배출을 줄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탓이다. BBC는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총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며 “2019년 기준 중국의 배출량은 모든 선진국의 배출량을 합친 수치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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