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전 사망한 노인 대상 “추방재판 출석하라” 통지
▶ 가족들 “들이닥칠까 공포”
▶ LAT “유사사례 많아” 보도

뉴욕 맨해튼의 이민법원에서 지난 7일 복면을 한 연방 이민단속 요원들이 추방재판에 출두한 이민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을 공격적으로 강화하며 이미 법적으로 종결이 됐거나 오래된 기록까지 들춰내 추방 대상 이민자들 추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는 이미 사망한 이민자들까지 겨냥해 추방통지서를 발부하고 있어 유가족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고 LA 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체류신분 미비 이민자들의 추방을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단속을 시행하는 정책 하에 수많은 이민자들의 비자 만료 기록을 검토하고 이미 수년에서 십수년 전에 행정적으로 종결된 추방 사건들을 다시 들추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추방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려는 이 공격적인 움직임은 그러나 이미 사망한 이민자의 가족들에게까지 추방통지서를 보내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법원 일정을 만들고 한정된 이민 변호사들의 시간을 빼앗는 부작용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이 전한 사례에 따르면 호세 마리오 로드리게스 그리말디라는 이름의 남성은 샌퍼난도 밸리 위네카에 있는 딸의 집에서 3년 전 88세 일기로 사망했는데, 최근 가족들에게 그가 추방재판에 회부됐다는 통지서가 날아온 경우다.
가족들이 신문에 전한 사연은 이렇다. 만성 신부전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그는 지난 2022년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더욱 쇠약해져 끝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올해 8월 그의 딸 로레나는 국토안보부로부터 사망한 부친 앞으로 온 통지서를 받았다. 추방 대상자로 기소됐으니 오는 12월 법정에 출석하라는 내용이었다. 몇 주 뒤 또 다른 통지서가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9월 심리 절차에 출석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이민 당국으로부터 이같은 통지를 받은 딸 로레나는 공포에 휩싸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TV 방송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단속이 펼쳐지는 장면들을 봤기 때문이다. 단속 요원들이 사람들은 바닥에 넘어뜨리고, 차 밖으로 끌어내고, 집 안으로 난입해 폭력적으로 체포하는 장면들이었다. 귀화 시민권자인 로레나는 “그들이 우리 집에 와서 문을 부수고, 아버지가 여기 있다고 생각해 그를 찾으려 할까 봐 너무 무서웠다. 불안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고 말했다.
로레나는 이후 직접 이민법원으로 아버지의 사망진단서와 출석 명령서를 가지고 찾아가 잘못된 행정 절차를 바로잡으려 했다고 한다.
결국 법원에서 행정 절차가 종료되긴 했지만, 여전히 로레나는 또 다른 출석명령서나 문 두드리는 소리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산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같은 사례들이 더 많다고 전했다. 한 이민 변호사는 80대 후반에 이미 사망한 남성에 대해서도 비자 만료로 인한 추방재판 출석 명령이 전달된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고 전했으며, 또 다른 변호사는 자신이 10년째 싸우고 있는 사건이 ‘이미 사망한 건설 노동자의 오래된 이민 사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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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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