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신고 절차는 현실성 떨어져
▶ 정확한 위치·동영상 등까지 요구
“한국인 시신은 1년에 최소 3, 4구 정도 들어옵니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에요. 8월 이후에도 30대로 보이는 한국인 시신 한 구가 또 들어왔다가 며칠 전 화장돼 나갔어요.”
17일 캄보디아 프놈펜 도심 턱틀라 사원에서 일하는 A씨는 “이전보다 한국인 시신을 더 자주 접하는 것 같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곳은 지난 8월 깜폿 보코산 지역 ‘웬치(범죄단지)’에 감금돼 가혹행위 끝에 숨진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두 달째 안치돼 있는 곳이다. 박씨는 7월 17일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약 한 달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외국인 중 무연고자나 변사자는 주로 이 사원으로 옮겨진다.
넓은 사원 한편에는 시신안치소와 화장장, 염을 위한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경내를 안내하던 A씨는 시신안치소를 가리키며 “중국인이 제일 많이 오고 그다음은 필리핀인”이라며 “요즘은 한국인도 예전보다는 자주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A씨는 박씨 시신이 이곳으로 옮겨질 당시 현장에 있었다. ‘폭행이나 고문 흔적을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육안으로는 확인 못 했다. 당시 시신을 운구한 경찰도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사원 내 안치소에는 박씨의 시신 한 구만 남아 있다. 그보다 늦게 들어온 시신들도 이미 화장이 끝났다. 관계자는 “연고자가 있지만 데려가지 못했다고 들었다”며 “아직 화장 일정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부검과 수사가 진행되며 박씨 사망 사건은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지만, 납치·감금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신고 체계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는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지 경찰 신고 절차 안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실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홈페이지의 ‘취업사기 감금 피해 시 현지 경찰 신고 방법 안내’를 보면 피해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현지 경찰청 핫라인(117)에 연결해 신고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지 않다. △본인 상황을 영문으로 기재 △정확한 현재 위치와 건물 사진 △연락 가능한 번호 △갇힌 건물의 명칭과 동·호수 △여권 사본 △현재 얼굴 사진 △’구조를 원한다’는 메시지가 담긴 동영상을 함께 전송해야 한다. 안내문에는 “자료가 모두 제출되기 전에는 신고 접수가 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까지 적혀있다.
감금된 이들이 삼엄한 감시를 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고수익 일자리 제안에 속아 캄보디아에 왔다가 5개월간 감금된 뒤 가까스로 구출된 김모(28)씨는 지난 15일 시아누크빌 경찰청에서 한국일보와 만나 “어디로 끌려왔는지도 모르고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긴 상황에서 직접 신고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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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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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이비종교도아니고 이게 무슨일이야? 남의나라까지가서 그많은돈을 어디서나서 준다고? 가짜 금 목고리를 누가팔러와서 나만샀는데 아무도안사서 이상은했지만 남편한테 엄청혼나고 남편왈 가짜라서 다행이라고 도둑질한 물건이였으면 어떡했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