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계 신호 없이 중장기 목표 ‘2035년 달성’ 강조
▶ 중앙위원 11명 교체…2017년 이후 최대 규모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로이터]
이번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후계에 대한 신호 없이 시 주석 중심 체제와 2035년까지 달성해야 할 중장기 목표들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시 주석의 4연임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2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이번 4중전회는 올해로 13년째 장기집권 중인 시진핑 주석의 4연임 가능성을 엿볼 가늠자로 여겨졌다.
일흔을 넘긴 시 주석이 3연임으로 임기를 마무리하고 권력을 넘길 의사가 있다면 2027년 열리는 제21차 당 대회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이번 4중전회가 후계자감을 지목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회에서는 획기적인 인사 변동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공보 전반에서 시진핑 사상을 관철하고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당·인민이 단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여러 차례 나왔다.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번 전회 공보에서 15차 5개년 계획 기간(2026∼2030년)의 "경제사회발전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 사상, 과학발전 관점을 견지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적으로 관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회의는 건군 100주년 목표 달성과 국방·군 현대화 고품질 추진을 제안하면서도 "시진핑 강군 사상을 관철"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당, 전군, 전국 각 민족 인민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에 더 긴밀히 단결해 사회주의 현대화 기본적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장기 발전 중간 목표인 2035년이 다시금 부각된 점도 눈에 띈다.
전체회의는 15차 5개년 계획의 주요 목표를 달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5년 더 노력해 2035년까지 국가 경제력, 과학기술력, 국방력, 종합국력 및 국제 영향력을 대폭 키우겠다"며 이를 통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중등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사회주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 주석의 지도력 아래 중장기 개혁발전 목표 완수 시점을 2035년까지로 재차 강조한 것은 2027년 열리는 다음 제21차 당 대회를 통해 4연임을 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열린 20기 3중전회 때도 공보에서 "202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80주년 때까지 본 결정이 내놓은 개혁 임무를 완성한다"고 명시해 시 주석이 연임을 해야 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는 논리로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위원 교체와 중앙군사위원회 인사 등에서도 차기 지도부 인선의 신호로 받아들여질 만한 내용은 감지되지 않았다.
중국 차기 최고 지도자감은 국가 부주석, 당 산하 부서와 기구를 관장하는 중앙서기처 서기, 당 고급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당교 교장, 군을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주석을 거치며 후계자 수업을 받는다. 시 주석이나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은 집권 전 이들 직책을 고루 거쳤다.
하지만 이번에 당 최고위급의 인사 변동은 없었다.
24인으로 구성된 당 중앙정치국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었던 허웨이둥이 부패 혐의 등으로 해임된 사실이 지난 17일 발표됐지만 그로 인해 생긴 중앙정치국 공석은 이번 전회에서 채워지지 않았다.
중앙군사위에서는 장성민 군 기율위원회 서기가 부주석으로 승진하며 시 주석과 장유샤 부주석에 이은 군 서열 3위로 올라섰지만 그는 현역 군인이다. 문민 부주석이 등장했다면 차기 후계의 신호일 수 있지만 장 서기의 승진은 이와 거리가 먼 인사로 평가된다.
오히려 군부 내 '부패 척결'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장 서기의 중앙군사위 부주석 승진은 시 주석의 군 장악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로켓군 상장인 장 신임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시 주석이 하방 생활을 했던 산시(陝西)성 출신이다.
1958년 산시성 우궁(武功)현에서 태어나 1978년 입대해 로켓·포병 부대에서 정치부 조직·선전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으며 2017년 군 기율위원회 서기로 발탁돼 8년 넘게 군 내부 반(反)부패 사정을 총괄해왔다.
군 수뇌부를 겨냥한 사정 칼바람은 최근 2년 사이 더 거세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2012년 시 주석 집권 이후 임명된 장군 79명 가운데 최근 낙마가 공식화된 허웨이둥과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해임됐다고 전했다. 지난 17일 해임된 9명 가운데 8명은 당 중앙위원이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군 전문가 조너선 친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장교들을 한꺼번에 숙청함으로써 시 주석은 군 고위 지휘부를 명확히 겨냥하고 자신의 지배력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20기 4중전회는 중국군 최고위급 지도부였다가 비리 문제로 낙마한 허웨이둥·먀오화를 포함한 당 중앙위원 11명의 교체 결정을 추인했다.
당 중앙위원 11명이 교체된 것은 2017년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 때 11명 이후 이번이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앙위원회 위원이 공석이 될 경우 후보위원이 득표순에 따라 차례로 채워진다는 당헌 규정에 따라 위후이원 생태환경부 부부장, 마한청 구이저우성 당 부서기, 왕젠 랴오닝성 부성장, 왕시 광둥성 통전부장, 왕용훙 국가기관사무관리국 국장, 왕팅카이 톈진시 기율위원회 서기, 왕신웨이 랴오닝성장 등이 중앙위원으로 합류했다.
다만 최근 홍콩 성도일보 등 중화권 매체에서 순위권 후보위원으로 거론됐던 인물 가운데 왕리옌 로켓군 부사령원, 팡융상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 주임 등은 빠졌다.
성도일보는 지난해 3중전회 당시 군 장성인 딩싱능이 후보위원 2위였지만 로켓군 내 비리 사건 연루설 속에 중앙위원이 되지 못한 전례가 있으며, 팡융상 중장도 수개월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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