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간혹 미국인이 사투리를 쓰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솔직히 이에 대해 미국동포들은 명확한 답변을 주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미국 영어에는 사투리가 없다.
언어학적 관점에서 미국 영어에는 ‘어느 특정 지역의 말이 다른 지역의 말에 우선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미국 영어에는 표준어(standard)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이며 이 말은 동시에 사투리(dialect)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투리는 표준어라는 기준 언어와 같은 언어 영역 안에서 언어학적 차이가 있는 언어를 의미한다. 표준어는 하나이지만 사투리는 대체로 다수가 존재한다. 즉 사투리라고 말을 하려면 먼저 표준어가 규정되어야 하는데 미국 영어에는 표준어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는 동시에 미국 영어에는 사투리가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전 지역의 미국인들이 완전한 공통의 미국 영어를 사용한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다.
한국은 영토적으로 조그만 나라임에도 각각의 지방 사투리가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현대 서울말을 기준으로 표준어를 규정한다.
한편 영국도 그리 크지 않은 나라이지만 지역적 특성을 가진 영어가 다수 사용된다. 영국 영어는 표준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지만, BBC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영어와 런던을 중심으로 교양있는 사람들이 쓰는 영국 영어를 R.P.(Received Pronunciation) 또는 King’s English라고 표현하며 이는 표준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한 보고에 의하면 영국인의 3분의 1 정도가 R.P.를 사용한다고 한다. 나머지는 지역적 특성을 가진 영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학문적 이론을 통하면 우리가 모든 영국 영어를 단순하게 하나의 영국 영어처럼 표현하는 것의 문제점이 보인다.
그러면 미국 영어는 어떤 언어학적 모습을 갖고 있을까? 미국 영어는 언어학적으로 크게 3지역으로 나뉘며 하나는 초기 이민자들의 정착지였던 동북부의 영어로 Eastern American, 두 번째로 남부지역 영어로 Southern American, 세 번째로 나머지 전 지역의 영어를 General American이라고 분류한다.
이들 세 지역의 미국 영어는 분명 언어학적 차이는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 영어는 어느 한 지역의 영어가 다른 지역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들 지역들의 영어는 동등하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인이 사투리를 사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고, 어느 특정 지방의 미국 영어를 사용한다고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미국 영어는 지역적으로 언어학적 차이가 별로 없다. 이런 사실이 표준어를 설정하지 않은 이유의 설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건국 후부터 남북 전쟁이 일어나기 사이에 미국을 여행한 내국인들이나 영국인 여행자들은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를 비교할 때 미국 영어에는 각 지역의 언어학적 차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보고했다.
그 이유는 미국인들이 이동성이 높기 때문인 것 같다는 분석이 있었다.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에서 살면서 필수적 요소는 아니어도 알아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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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향민/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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