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접 관심…디리야 프로젝트에 트럼프 브랜드
▶ “국정·가족사업 융합”…이해충돌 개념없는 중동에 문어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로이터]
세계 여러 곳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 트럼프 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최근 몇 년간 '국제 왕따' 신세와 다름없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가까운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상황인 만큼 이번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이득을 챙긴다는 이해 충돌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 '디리야 프로젝트'를 이끄는 디리야 게이트 개발청 제리 인제릴로 CEO는 트럼프 그룹이 디리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지에 대해 "아직 발표된 것은 없지만 곧 발표될 것"이라며 트럼프 그룹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인제릴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다리야 개발 현장을 둘러봤을 때 만족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왕국 발상지인 디리야는 현재 사우디 정부가 호텔, 대규모 상점가 등을 갖춘 고급 휴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630억 달러(약 91초7천억원) 규모의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곳이다.
트럼프 그룹은 다른 중동 내 사업과 마찬가지로 디리야 개발 지역 내 호텔 등에 트럼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뒤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기업과 정치의 결합은 미국의 규범을 뒤흔들지만, 세습 가문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이해 충돌'이라는 표현이 큰 의미가 없는 걸프 지역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일가는 이 같은 중동 왕정 국가의 특성을 활용해 걸프 지역 곳곳에서 각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는 트럼프 호텔과 트럼프 타워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카타르는 국영 부동산 회사를 통해 트럼프 일가와의 골프장 건설 계약을 지난 4월 체결했다.
하지만 NYT는 빈 살만 왕세자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냉대받다 7년 만에 처음으로 내주 미국을 방문해 명예 회복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계약 체결 논의가 오가고 있는 점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는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관계가 껄끄러워졌다.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을 때도 "그를 믿고 싶다"며 옹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 방미 기간 공식 만찬을 준비하는 등 사실상 국빈급 예우를 준비 중이다.
NYT는 빈 살만의 방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의 핵심 인물인 외국 지도자와 국가 안보를 논의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가족 사업을 융합한 가장 최근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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