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천억달러 동결자산에 “美기업이 활용” vs “우크라에 대출”…미·유럽 이견
▶ 러 “외국인 투자에 열려 있어”

우크라이나-유럽 주요국 정상회담[로이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이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2천억달러(약 293조원) 규모의 러시아 동결자산을 직접 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미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권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어서, 우크라이나에 동결자산 대출을 구상 중인 유럽과 충돌이 우려된다.
미국은 앞서 발표한 28개 종전안 초안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부속 문서들을 유럽 측에 제시했다고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문서에는 미국의 금융회사 등이 2천억달러 규모 러시아 동결자산을 우크라이나 재건 프로젝트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명시됐다.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관계자는 "미국이 관리할 경우 자산을 8천억달러까지 불릴 수 있다"고 WSJ에 언급했다.
특히 미국의 재건 계획에는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는데, 전력은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공급하게 된다.
나아가 미국이 전달한 부속 문서에는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 추출부터 북극 석유 시추까지 핵심 전략 분야에 투자하고 서유럽 등에 대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 복원을 도와, 러시아를 글로벌 시장 경제에 복귀시키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미국의 구상이 실현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시 정부를 지원하고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을 공고히 하려던 유럽의 계획은 타격받게 된다.
유럽은 러시아 동결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유럽연합(EU)은 최근 이러한 '배상금 대출' 방안을 담은 법률 제안서를 공식 발표했다.
또 유럽의회와 회원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에도 최종 합의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이 개입하게 되면 러시아 경제에 숨통을 틔워주고 군비 증강의 기회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유럽 측은 우려하고 있다.
종전안 부속 문서를 확인한 유럽 관계자들은 격앙된 분위기로 알려졌다. 한 당국자는 "이건 제2차 세계대전 후 승전국들이 유럽을 분할했던 얄타회담과 같다"고 WSJ에 말했다.
WSJ은 "이번 종전안 논의가 단순한 정치 문제가 아니라 경제 이권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며 "이는 유럽 대륙의 경제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WSJ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확성기 논의'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논평을 피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우리는 외국 투자 유입에 관심 있다"며 "러시아는 언제나 외국인 투자에 열려 있고 항상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 있고 아주 수익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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