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 갖춰지면 귀국…베네수 정권 약화에 트럼프 조치 결정적”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로이터]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1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를 빠져나와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 노르웨이로 가는 데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자신의 은신처를 모른다며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나든 말든 고국으로 돌아가 정권 교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이곳에 올 수 있었다"며 "안전 조건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고 이는 정권 퇴진 여부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내가 어디 있었는지 알지 못했고 나를 막으려고 가능한 모든 일을 했을 것"이라며 "오늘 여기 오는 데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며 자세한 출국 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마차도는 지난해 7월 대선 이후 은신하며 반정부 운동을 해왔다. 출국금지 상태인 그는 전날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배를 타고 오슬로로 출발했으나 악천후 때문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상은 딸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대신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차도는 가발로 변장한 채 조력자 2명과 함께 10시간에 걸쳐 군 검문소 10곳을 통과했다. 또 마차도를 태운 배가 출항하자 미 해군 F-18 전투기 두 대가 베네수엘라만으로 진입해 약 40분간 선회 비행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마두로 정권 인사들이 출국을 도왔다고 블룸버그통신에 전했다.
마차도는 "베네수엘라 국민을 대신해 이 상을 받으러 왔고 적당한 때 베네수엘라로 상을 가져가겠다"며 "언제 어떻게 가져갈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마두로 정권이 입국을 불허할 경우 해외에서 망명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다시 자유로워질 것이고 우리가 이 나라를 희망의 등불이자 민주주의의 기회로 바꿀 거라고 확신한다"며 "강제로 쫓겨난 베네수엘라인뿐 아니라 수십 년 전처럼 피난처를 찾는 전 세계 시민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도는 전날 미군이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을 나포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마두로 정권의) 수입원을 끊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마두로 정권이 상당히 약해졌고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치들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하면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베네수엘라가 이미 러시아·이란 요원과 마약 카르텔에 침공당했다고 답했다.
13년째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무기 밀매 조직과 결탁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미국은 마약을 운반했다고 의심되는 베네수엘라 선박을 격침하고 카리브해에 항모전단을 배치하는 등 마약 카르텔 척결을 명분으로 연일 군사작전 중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석유 자원을 노려 정권 교체를 기도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마차도는 지난해 대선에 출마를 선언했으나 피선거권이 15년간 제한돼 무산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주의 권리를 촉진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노력했다.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정의롭고 평화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며 그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미국의 군사적 개입을 지지한 탓에 노벨상 수상자로 적절한지 논란이 일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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