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2500만대, 2위로 밀려
▶ 2023년 수출 세계 1위 이어
▶ 중국 당국 지원책 힘입어 질주
▶ 저가공세에 무역마찰 커질 듯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 세계 신차 판매에서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자동차 수출 1위인 중국이 신차 판매 순위에서도 선두 자리를 꿰찬 것이다. 저가 전기차(EV)를 앞세운 대륙의 공세에 대항하는 주요국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1~11월 주요 자동차 업체의 발표 자료와 S&P글로벌 모빌리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자동차 업계의 2025년 세계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 증가한 약 2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23년 처음 자동차 수출 세계 1위에 오른 데 이어 전체 판매량에서도 올해 선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의 합계 판매량은 약 2500만 대 수준에 그쳐 2위로 밀려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2018년 3000만 대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은 일본 차는 2022년까지만 해도 중국 차와 800만 대의 격차를 유지했으나 불과 3년 만에 역전을 허용해 1위에서 내려오게 됐다. 닛케이는 “일본이 20년 넘게 지켜온 선두 자리를 중국에 빼앗길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급속한 판매 증가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지원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나서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 등 신(新)에너지차 보급을 장려한 결과 일반 승용차에서 차지하는 신에너지차 비율은 60%에 이른다.
그러나 정부 지원이 바탕이 된 급성장은 중국 내수 시장의 공급과잉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최대 업체인 비야디(BYD)까지 가격 인하 전쟁에 뛰어들면서 저가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내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의 약 23%는 10만~15만 위안(약 2000만~3000만 원)대 저가 모델이 차지했다. 이에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고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기존 완성차 강자들이 주도해온 시장을 매섭게 잠식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 차의 ‘텃밭’이었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시장에서 중국 차 판매는 전년 대비 49% 급증한 약 50만 대를 기록했다. 도요타자동차 태국법인에 따르면 태국의 신차 시장 내 일본 차 점유율은 5년 전 약 90%에서 지난달 기준 69%까지 급락하며 영향력이 크게 약해졌다.
유럽과 신흥국 시장에서도 중국 차는 세를 불리고 있다. 닛케이는 유럽에서 중국 차가 전년 대비 7% 증가한 약 230만 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아프리카에서는 32% 늘어난 23만 대, 중남미에서는 33% 급증한 54만 대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차의 저가 공세에 주요국들은 관세 인상과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중국산 EV에 대해 10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으며 EU 역시 최대 45.3%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특히 EU는 소형 EV에 대한 별도의 기술 규격을 마련해 일반 EV보다 기술 요건을 완화하고 역내 생산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요건을 낮춘 소형차 분류를 신설해 유럽 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역내 생산’이라는 조건하에 개발 보조금 및 세금 공제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중국 기업들을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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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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