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 말띠 해가 밝았다. 격랑의 2025년 한 해를 보내고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사회와 지구촌은 여전히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전쟁과 분열, 정치적 양극화, 경제 불안과 물가 부담, 기후위기 등이 동시에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새해를 맞아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되, 그 속에서도 희망의 방향을 찾아야 한다.
미국 사회는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정치 지형 속에서 중간선거의 해인 2026년을 맞는다. 이민, 총기규제, 낙태, 기후 정책 등을 둘러싼 이념 대립은 연방 의회는 물론 주정부와 지역사회까지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11월 중간선거는 현재 연방 상·하원에서 박빙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작용해 향후 미국 사회의 향배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미주 한인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정치적 과정과 선거에 참여해 더욱 큰 목소리를 내야 할 해다.
경제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다소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의 여파는 서민 경제에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다. 오를 대로 오른 주택 가격과 렌트비는 쉽게 내려오지 않고, 특히 오바마케어 보조금 확대 조치 중단으로 급등이 우려되는 의료비 등의 부담은 중산층의 삶을 압박하고 있다. 더욱이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실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일자리 구조 변화가 새로운 불안을 낳고 있다. 자녀들의 취업 걱정이 느는 것도 한인 가정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사회적으로는 총기 범죄와 마약, 홈리스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펜타닐로 대표되는 마약 위기는 한인사회에서도 남의 일이 아니고, 치안 부재 및 공공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도 팬데믹 시기만큼의 급증세는 아니지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한인사회를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는 여전히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모국 한국사회 역시 2026년을 결코 가볍지 않은 과제들과 함께 맞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한국은 수출 의존 구조 속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갈등의 직격탄을 동시에 맞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은 여전히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지만, 중국의 추격과 미국의 자국 중심 산업 정책 속에서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저출산·고령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위기이고, 정치적으로는 진영 간 극심한 대립도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다.
세계적으로는 기후위기도 지구촌 구성원들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대형 산불과 폭염, 기록적인 집중호우와 한파는 자연재해가 아닌 구조적 위기의 신호다. 이 문제는 특정 국가나 세대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모두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이러한 미국과 한국의 복합적 현실 속에서 그 가교가 되는 미주 한인사회는 정체성과 미래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이민 1세대의 피, 땀, 헌신 위에 성장한 한인사회는 이제 정치, 경제, 법조, 문화 전반에서 눈에 띄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연방과 주, 로컬 정부에서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 그리고 주류사회 기업과 문화 무대에서 유리천장을 깨며 활약하고 있는 코리안 아메리칸들의 증가는 분명 고무적인 변화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정치적 참여의 확대, 차세대 리더십 양성, 커뮤니티 내부의 세대 간 단절 해소는 지속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동시에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 정신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시작은 항상 큰 설렘을 동반한다. 한 해 동안 우리가 넘어야 할 역경, 맞부딪혀야 할 도전이 결코 녹록치는 않겠지만, 예측할 수 없는 격변 속에서도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일궈나가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병오년은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역동성과 도약의 에너지, 그리고 열정, 속도, 추진력을 상징하는 적토마처럼, 2026년 새해는 힘찬 말의 기백과 기민함으로 도전하고 성취를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