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해 놀라운 성적을 낸 운동선수가 2년 차에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라고 부른다. 2학년생이라는 의미의 ‘소포모어’와 불길한 예감을 갖는 심리적 현상을 뜻하는 ‘징크스’의 합성어다. 프로 데뷔 첫해에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던 타이거 우즈도 이듬해 마스터스 대회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천하의 우즈도 2년생 징크스 앞에서는 ‘종이호랑이’였다는 말이 나왔다. 스포츠뿐 아니라 연예·예술인들도 2년 차의 고비를 겪는 경우가 있다. 베테랑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의 전 세계적 인기를 후속작 ‘젠틀맨’으로 넘지 못했을 때 ‘소포모어 징크스’가 언급됐다.
■정치에서도 소포모어 징크스가 종종 거론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금융실명제로 지지율이 83%까지 치솟았지만 2년 차에는 쌀 시장 개방 등으로 30%대로 급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극복 기대감으로 집권 첫해 지지율이 70%를 넘었지만 2년 차인 1999년 ‘옷 로비 사건’ 등이 터지면서 40%대로 꺾였다. 2003년 취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등으로 지지 세력이 이탈하며 지지율이 25%까지 떨어졌고 2004년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 취임 첫해 8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자랑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집권 2년 차에는 지지율이 40%대로 추락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국정 지지율은 24%로 5년 임기 역대 대통령의 취임 2년 차 지지율로는 최하위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취임 첫해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선명한 목표 제시와 소통에도 적극 나섰다. 하지만 2년 차엔 성과 내기에 조급한 나머지 독단의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자신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자만과 국민과의 소통, 야당과의 협치 없이도 국정을 운영해나갈 수 있다는 오만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는 냉정한 민심의 심판이었다. 역대 대통령이 걸었던 불행의 길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반대 진영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며 국정을 운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홍병문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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