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서 첫 국정연설… “美와 충돌 불사”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요구 수용 움직임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가운데)[로이터]
'석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원유 개발 분야에서의 외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개혁을 예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베네수엘라에 요구해 온 조처 중 하나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회에서의 첫 국정연설에서 "정부는 외국인 투자 촉진을 목표로 손질한 탄화수소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에너지 관계는 모든 당사자에게 이익이 되는 상업적 틀 안에서 명확히 규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국회 보도자료와 국영 베네수엘라TV(VTV) 녹화 영상을 보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투자금은 신규 유전, 아직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유전, 인프라가 없는 유전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면서 석유 판매 수익금을 공공서비스 및 인프라 확충 등에 쓸 수 있게 하는 '국부 펀드' 창설 청사진도 내놨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전향적인 개혁안 추진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외국 투자 촉진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실상 미국 업체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치환할 수 있다.
이는 국영 석유회사(PDVSA)의 독점 구조를 완화하고 미국계 기업의 유입을 허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국면을 타개하는 한편 붕괴한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실용적 조처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3천만∼5천만 배럴 상당 베네수엘라 원유를 넘겨받아 시장에 팔고 그 수익금 사용까지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측과 합의했다.
PDVSA 역시 지난주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포한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원유 수출을 위한 협상에 진전 과정을 보고 있다면서, 관련 협의가 "엄격히" 상업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충성파와 트럼프 미 대통령 사이 상반된 압박에 직면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매우 강력하고 치명적인 핵보유국임을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미국과의 외교에서 충돌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수사(修辭)도 곁들였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전날 "새로운 정치적 시대가 열렸다"며 정치범 400여명의 석방 조처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등 미 행정부에서 요구하는 '민주적 전환'과 '석유 시장 개방'을 수용하는 한편 '마두로 피랍'을 강하게 비판하며 마두로 지지층을 감싸려는 듯한 아슬아슬한 줄타기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AP통신은 국영 TV에서 연설이 지연 방송됐다고 전했다.
녹화 영상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로드리게스 연설을 들으며 힘차게 손뼉 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친오빠'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에게 2025년 연례 보고 책자를 건네는 장면도 담겼다.
공교롭게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그간 마두로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온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작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만났다.
마차도는 회담을 마친 뒤 현지 취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가 매우 잘됐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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